韓 자살률 OECD 회원국 중 1위, ‘평균 대비 2.1배 높아’

사회
복지·인권
서다은 기자
smw@cdaily.co.kr
보건복지부·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2021 자살예방백서' 발간

지난 2019년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6.9명으로 전년 대비 0.2명 증가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평균 자살률보다 2배 이상 자살률이 높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국민 우울감은 약 2배 높아졌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2021 자살예방백서'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백서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1만3799명으로 전년 대비 129명(0.9%) 증가, 자살률은 26.9명(인구 10만 명당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자 수)으로 0.2명(0.9%) 증가했다. 지난 2018년 자살사망자는 1만3670명, 자살률은 26.6명이었다.

자살률은 남자가 여자보다 높았다. 전체 자살사망자 중 남자가 9730명으로 70.5%, 여자는 4069명으로 29.5%를 차지했고, 자살률은 남자(38.0명)가 여자(15.8명)보다 2.4배 높았다. 응급실에 내원한 자해·자살 시도는 여자(2만850건, 57.4%)가 남자(1만5486건, 42.6%)보다 1.3배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837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해 80세 이상(67.4명)이 가장 높았다. 응급실에 내원한 자해·자살 시도는 20대(8732건, 24.0%)가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6121건, 16.8%), 30대(5689건, 15.7%)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3310명), 서울(2151명), 부산(1020명) 순으로 많았다.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충남(29.1명), 제주(28.1명), 강원(26.4명) 순으로 높았다. 연령표준화 자살률이란 각 지역별 인구를 표준화해 산출한 것으로, 인구구조가 서로 다른 지역별 비교에 적절하다.

월별로는 5월(1274명, 9.2%), 7월과 10월(1248명, 9.0%), 3월(1182명, 8.6%) 순으로 가장 많았고, 2월(971명, 7.0%)에 가장 적었다.

자살 동기는 남자는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었다. 남자는 연령대에 따라 차이가 있어 10~30세는 정신적 어려움, 31~60세는 경제적 어려움, 61세 이상은 육체적 어려움이었다.

반면 여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정신적 어려움이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의 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 명)은 23.0명(2017년)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OECD 평균(11.2명)보다 2.1배 높다.

지난해 자살사망자 수는 잠정치 기준 1만3018명에 달했다. 이는 2019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를 두고 복지부는 "감염병, 지진, 전쟁 등 국가적 재난 시기에는 사회적 긴장, 국민적 단합 등으로 자살사망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불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고립감이 지속되면서 사회 전반 우울감이 증가하는 등 위험신호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복지부가 한국 트라우마 스트레스 학회를 통해 실시한 1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34점이던 국민 우울감 점수는 지난 3월 5.7점이 됐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사회적 영향이 본격화되는 2~3년 이후 자살 증가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로 누적된 국민들의 피로감이 자살위기로 분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6월 9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제4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열고 자살예방 강화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대책에는 전 국민 코로나 우울 관리를 위해 우울증 자가검진 체계 구축, 코로나 대응인력 소진방지 프로그램 운영 등 대상자 맞춤형 마음건강 지원 등이 있다.

염민섭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이 마주하는 심리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고 자살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대국민 심리지원 등 맞춤형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의 자살률을 가지고 있으며, 코로나19 감염병으로 불안, 우울이 증가함에 따라 자살사고도 높아지고 있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백서에 소개된 다양한 정보가 자살예방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근거에 기반을 둔 자살예방 사업을 추진하는 데 유익하게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자살예방백서 발간은 2014년 시작해 올해 8년째이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출범(2021년 4월) 이후로는 첫 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