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는 세상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잠에서 깨어난 야곱은 주님께서 여기 계셨는데도 내가 모르고 있었구나 하면서 “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이곳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다. 여기가 바로 하늘로 들어가는 문이다."(창28:27) 돌을 가져다가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곳을 하나님의 집이라고 이름하였습니다. 절망이 소망으로 변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오직 하늘, 아니면 오직 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영원과 순간이 잇닿아 있는 곳에 서 있게 하옵소서. 제가 길을 가는 동안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하시고 저를 지켜 주셔서 제가 서 있는 이 자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있을 거룩한 땅이 되게 하옵소서.

추수 때가 오듯이, 심판의 날도 반드시 옵니다. 그날에 의인들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입니다. 그러나 악인들은 불 아궁이에서 울면서 이를 갈게 될 것입니다. 모든 피조물이 오늘날까지 함께 신음하며 해산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피조물이 아파하는 소리까지도 들을 감수성을 주옵소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든 피조물과 함께 진통을 겪으면서도 인내와 소망을 갖고 기도하며 실천하게 하옵소서. 신음하는 이 세계가 기다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옵소서. 아파하는 세계와 하나님의 나라 사이를 잇는 매개자로 살게 하옵소서.

제가 사는 이 땅 위가 아니고 하늘로 들어가는 문은 없습니다. 가라지가 밀과 함께 자라는 땅, 하나님의 피조물이 신음하며 해산의 진통을 받는 이 땅 아니고는 하나님의 집은 없습니다. 제가 이 땅을 지키지 못하여 하늘로 들어가는 문이 닫히면 어떡합니까? 비록 이 세상이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는 세상이지만, 마지막 때에 하나님은 반드시 구분하실 것이라는 믿음과 소망을 갖고, 결단코 선한 일을 포기하지 말게 하옵소서. “내 고생하는 것 옛 야곱이 돌 베개 베고 잠 같습니다. 꿈에도 소원이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우리는 신음하는 땅 위의 모든 피조물이 간절히 기다리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338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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