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베를린 현대미술의 진면목 밝힌다

아트 컨설턴트 '펠릭스 박'의 「베를린 아트」
표지이다.   ©재연

독일 베를린의 현대 미술의 동향을 자세히 기록한 책이 관심을 끈다.

1989년 11월 9일은 동서독으로 나눠져 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이다. 특히 동독의 문화예술과 서독의 문화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재 베를린에 공식 등록된 갤러리만 470여개이다. 유럽 도시 중 갤러리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사간동 자작나무 갤러리에서 열린 신예작가 회화전에서 우연히 한국계 독일인 펠릭스 박(Felix Park)을 만났다. 독일 베를린에서 아트 컨설턴트와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현재 서울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쓴 한권의 책을 간단히 소개하며 건넸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갤러리와 미술의 현장을 소개한 <베를린 아트 : 베를린 갤러리스트>(2012년 7월, 도서출판 재원)란 책이었다.

베를린에 대한 현대 미술의 동향이 자세히 기록돼 있었다. 470여개의 갤러리에 6000여명의 아티스트들이 활동하고 있고, 통독 베를린의 미술 프로그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독일 수도 베를린을 움직이는 동력은 예술과 문화라는 것이었다. 미술, 사진, 연극, 영화, 콘서트, 뮤지엄 등 다양한 장르와 내용도 풍성한 곳이 베를린이라고. 베를린 도시 정보지에 하루 수 백 여개의 문화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예술과 문화에 포함된 다양한 영역 중 베를린을 풍미하고 있는 현대미술을 다루고 있다. 그 중 관람료 지급 등 상업성을 띄는 갤러리를 중심으로 갤러리와 갤러리스트의 얘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베를린 거주 갤러리스트들과 교류하며 이들의 직업세계를 좀더 자세히 살펴 볼 수 있었고, 이들과 갤러리의 동향을 담을 수 있었다. 특히 독자들을 위해 글과 사진의 형식을 빌어 생생한 갤러리가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전후 베를린 미술사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인 루돌프 스프링어(생존)를 소개했고, 갤러리가 모여 집락을 형성하고 있는 슈판다우어 포어슈타트(26개), 부룬넨슈트라세(5개), 할레 암 바서(3개), 하이데 슈트라세(7개), 체크포인트 챨리(21개), 샬로텐부르그-빌머스도르프(9개), 칼-막스-일레(5개), 포츠다머 슈트라세(10개) 등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좌측이 펠릭스 박이다. 이채원 작가(중)와 유화숙 갤러리 자작나무 대표(우)   ©김철관 기자

베를린에서 개인이 돈을 들여 다수의 작품을 사 선보이고 있는 개인 컬렉션들도 소개하고 있다. 그중 둘러볼 만한 주요 컬렉션으로 호프만 컬렉션, 보로스 컬렉션, 하우브록 컬렉션, 셀린 앤 하이너 바스티안 전시장, 어바웃 체인지, 미 컬렉션 등을 소개하고 있다.

1920년대 베를린을 '황금의 20년대'로 불리며, 유럽 문화 메트로폴로의 명성을 날렸다. 바로 현재 베를린이 그 명성을 되찾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크게 ▲1920년대부터 현재까지 베를린 미술계 동향 ▲미술계를 움직이고 있는 다양한 갤러리스트의 조명 ▲베를린 곳곳에 자리 잡은 갤러리지구 등 세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부록으로 유형별로 대표되는 갤러리스트들의 인터뷰를 실었고, 베를린에서 둘러볼 만한 100개의 갤러리를 알파벳순으로 주소를 정리해 소개했다.

저자 펙릭스 박은 베를린자유대학과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다국적 기업 다임러 크라이슬러에서 수년간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다. 이후 사진과 미술에 대한 열정 때문에 사표를 내고 현대미술과 함께 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의 베를린 갤러리스트 인물사진전은 지난 '2008년 한국국제아트페어'에 전시했다. 현재 아트 컨설턴트와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한국아티스트 인물사진 시리즈를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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