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수급 불안…"11월 집단면역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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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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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와 '더블데믹' 우려에 11월 목표
지난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체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모의 훈련이 열리던 모습. ⓒ뉴시스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 생산과 수급 논란이 잇따르면서 11월 집단면역 형성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1월이라는 기간에 구속을 받을 이유는 없다며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하면 방역 강화와 백신 추가 확보에 더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16일 기준 국내에 이미 도입됐거나 상반기 도입이 확정된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1808만8000회분으로 정부는 이 물량을 1200만명에게 접종을 할 계획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혈전 생성 논란으로 30세 미만 접종이 중단됐고,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 백신도 미국에서 사용 일시 중단 권고가 나오면서 도입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백신을 미국에 먼저 공급하고, 다른 국가는 1분기 정도 늦게 마련하겠다고 밝혀 국내 공급 일정에 우려를 낳았다.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전 국민의 약 70%이자 우선접종권장대상자인 3600만명 중 4월15일 0시 기준 국내에서 1~2차 접종을 마친 인원은 약 180만명이다.

산술적으로 11월까지 남은 약 7개월간 3420만여명이 백신을 더 맞아야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하다. 하루 평균 16만2857명, 2회 접종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32만5714회분의 접종이 필요하다. 15일 0시 기준 하루 신규 접종자 수는 4만5000여명이다.

정부가 11월을 집단면역 형성의 목표로 삼은 건 인플루엔자(계절 독감)와의 중복 유행으로 인한 '더블데믹'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는 발열, 기침 등 증상만으로는 구분하기가 어려운데, 두 유행이 동시에 발생하면 코로나19 환자와 감기 환자가 섞일 수 있어 감염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은 올해 1분기 우선 접종권장대상자를 시작으로 순차적 접종을 진행하고,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인 11월 이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가을~겨울철을 지나면서 인플루엔자 유행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민들이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수칙을 지킨 덕분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집단면역을 인플루엔자와 연결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를 쓰면 인플루엔자는 유행하지 않는다. 타미플루도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 굳이 인플루엔자 유행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백신 수급 일정 등을 고려하면 지난 1월 마련한 집단면역 형성 계획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국만 해도 집단면역 목표 시점을 계속 바꿔서 접종률에 따라 업데이트한다"라며 "지금으로선 11월 접종률 70%에 의문이 붙는데, 너무 11월 집단면역에 고정되지 말고 현실적으로 유연한 목표 제시가 좋겠다"라고 말했다.

집단면역 형성 시점을 여유 있게 설정하면 백신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등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방식의 백신에서 혈전 생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mRNA 백신인 화이자나 모더나 등을 추가 구매해 접종하는 방식이다.

천은미 교수는 "미국이 7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면 화이자, 모더나 백신 물량이 풀릴 수 있다. 그때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외교력을 동원해 백신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라며 "화이자는 3주 간격으로 접종하기 때문에 한 번에 맞을 수만 있다면 1~2개월 내에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집단면역 형성 시점이 늦춰진다면 그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 적용 기간도 연장된다는 의미여서 사회적 피로도 역시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재훈 교수는 "고위험군의 접종을 완료하면 그때부터는 코로나19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연령별 접종 계획이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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