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국방장관 오늘 방한…북핵·한미일 협력 논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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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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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미 국무·국방장관 회담…18일 '2+2 회담' 예정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미 국무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17일 한국을 방문한다. 두 장관이 함께 방한하는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으로 대북 정책 조율과 한·미·일 협력, 지역 및 글로벌 협력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은 15~17일 일본 순방을 마치고, 이날 오후 한국을 찾는다. 이후 오스틴 장관은 서욱 국방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각각 회담을 갖고, 한미 외교·국방 현안을 논의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장관들이 대면 회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에 국무·국방 장관이 함께 방한하는 것은 동맹을 복원하고 동맹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현안에 대한 리더십을 회복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특히 국무·국방장관 임기 초 첫 순방지에 한국이 포함된 것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굳건함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8일 오전에는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는 2016년 10월 이후 5년여 만이다. 한미는 지난 2010년부터 격년 주기로 2+2회담을 가졌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열지 않았다.

현재 미국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1990년), 호주(1985년), 인도(2018년) 등 소수 핵심 동맹·파트너국과 2+2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 호주와 2+2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2+2 장관회의 공식 의제는 한미 동맹과 한반도 문제, 지역 협력, 글로벌 파트너십 등 네 가지다.

우선 두 장관은 막바지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인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을 한국에 설명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성 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지난 13일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수 주 내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장관의 방한에서 한국과 일본이 대북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북한 측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언론 보도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우리가 접촉한 사실을 확인한다. 미국은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여러 채널이 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 어떤 응답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두 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시행을 비판하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한미 간 논의에 영향을 줄 지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한미가 북한에 도발 자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한미연합훈련 시행으로 '위기의 3월'을 택했다면서 남북관계에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고, 금강산국제관광국 등 교류협력 기구 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남북 관계 경색을 예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본격 진행되는 시점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미 간 외교·국방장관급에서 긴밀한 조율·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한미 외교·국방당국 간 고위급에서 긴밀한 공조 체계를 확립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기반 마련 계기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양측은 한·미·일 협력 의지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의 한일 순방과 관련한 자료에서 "한·미·일 3국간 굳건하고 효과적인 양자, 3자 관계가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 인권 수호,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평화, 안보, 법치 증진 등 공동 안보와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신남방 정책과 연계 협력, 기후변화, 코로나19 등 글로벌 현안과 관련해 한미 동맹 차원의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뉴시스

미국 측이 일본·인도·호주와 화상으로 '쿼드(Quad)' 정상회의를 진행한 직후 방한한다는 점에서 쿼드 참여를 요청할 지도 주목된다. 4개국 정상은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공동기고문을 통해 "우리는 공통된 목표를 공유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찾겠다"며 사실상 쿼드의 확대 구상인 '쿼드 플러스'를 시사했다.

그간 한국 정부는 쿼드가 구체화된 구상이 아닌 데다 직접적인 참여 요청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2+2회의는 장관급에서 전략적 이슈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하는 협의체"라며 "특정 이슈에 대해 실무적으로 조율하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미 측이 한·미·일 협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의 일본 순방에 앞서 '깨질 수 없는 미일 동맹의 재확인' 자료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과 동맹국 간의 관계 및 동맹국 간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일 관계보다 더 중요한 관계는 없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를 거론하면서 당시 국무부 부장관이었던 블링컨 장관이 "양국 간의 가교 역할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무부가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미일은 물론 한미 간에 현일 갈등 현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 현안으로는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등에 대한 의견 조율이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는 당초 임기 내에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되면서 전작권 전환에도 차질이 빚어진 상태다.

한미는 2+2 장관회의 이후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한미 동맹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가서명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미는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지난해 1조389억원으로 동결하고, 올해는 13.9% 증가한 1조1833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협정 유효기간은 1년에서 6년으로 늘리되 내년부터 2025년까지 연도별 총액은 전년도 국방예산 증가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방한 기간 블링컨 장관은 청년 지도자 및 언론과 화상 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오스틴 장관은 서욱 장관과 현충원을 참배할 예정이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오는 18일 오후 한국을 떠나 미국 알래스카로 향할 예정이다. 오스틴 장관은 19일 오전 인도로 향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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