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비밀은 없다

오피니언·칼럼
이번 기회에 학교폭력을 저지른 사람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사회에서 매장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Pixabay

학교폭력 문제로 체육계, 연예계가 시끌시끌하다. 그런데 살펴보면 최근 들어 학교폭력뿐 아니라 아동 폭력, 성폭력, 직장폭력 등 언론에서 각종 폭력에 대해서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갑자기 우리 사회가 온갖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가 된 것인가? 분명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에 무심코 보아왔던 폭력에 대하여 더는 간과 할 수 없다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보여주는 긍정적 현상이다.

이 사회에 폭력이 난무하게 된 것이 어쩌면 우리가 규율이라는 이름으로 학교에서부터 폭력을 정당화 해왔던 것은 아닌가? 돌아봐야 한다. 학교폭력 사건이 회자 될 때마다 우리를 놀라게 하고 충격에 빠트리는 것은 일부 학생들 사이에 폭력이 습관처럼 행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학교폭력의 특징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인생의 가치관이 온전히 세워지기 전인 나이에 행해진 행동이고, 행동의 결과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전 생애 동안 정신적 고통이 계속되기도 하고 때로는 인생을 포기하는 예도 있다. 학교폭력을 성장 과정으로 무심히 넘긴 시대도 있었지만, 다행히 요즘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폭력 피해를 줄이고 회복시키기 위한 상담과 치료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가해자의 경우는 형식적인 사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가해를 반복하는 것이다.

최근 연예인을 꿈꾸던 이들이 방송의 프로그램에서 예전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는 이유로 탈락하고, 전성기의 운동선수가 학교폭력으로 발목이 잡혀 지금까지 이루었던 모든 성과가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이번 기회가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에게 교훈이 되었으면 한다.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의 인생도 학교폭력과 연관되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세상에는 완전한 비밀은 없다. 더욱이 인터넷이 발달한 현세대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가해자들은 그들이 학생이던 때에는 자신의 미래에 이런 결과가 생길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알았다면 누구도 그런 잔인한 폭력을 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이들은 학교폭력은 폭력이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보면 그 폭력의 정도를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에는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 유인, 명예훼손, 모욕, 공갈, 강요, 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 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위의 내용을 보면 학교폭력의 형태가 성인 사회의 범죄와 다르지 않고 몇몇은 성인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동안은 운동선수의 경우에 좋은 성적을 내기만 하면 되고, 성적이 좋은 학생은 모든 것이 용납되는 사회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죄의식 없이 성인이 되어서도 직장 갑질 등 다른 폭력으로 변형되어 이어지는 것이다.

노은영 작가

이번 기회에 학교폭력을 저지른 사람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사회에서 매장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정보의 발달과 익명의 보장은 약자들에게도 자신의 피해를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한 명의 소리는 약하지만 여러 명의 소리가 모일 때는 태산을 옮길 수 있는 함성으로 변한다. 가해자는 더는 변명도 숨을 곳도 없어지는 것이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스스로 가해자의 길로 들어서지 않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옛말에 부모의 잘못을 자식이 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현대는 오래 살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에 대한 벌을 자신이 다 받고 간다. 그러니 바르게 살아야 한다!” 악이 빛에 드러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노은영 작가(사회복지학 석사, 청소년 코칭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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