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 주어진 자유를 불순종으로 만든 결과”

교회일반
목회·신학
장지동 기자
zidgilove@cdaily.co.kr
전성민 교수, 시애틀온누리교회 수요예배특강
전성민 교수가 시애틀 온누리교회 수요예배특강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시애틀 온누리교회 유튜브 채널 영상 캡쳐

전성민 교수(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원장)가 28일 시애틀온누리교회 수요예배특강에서 ‘타락한 세상을 보존하는 은혜’(골1:15~20, 마5:45)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전 교수의 수요예배특강은 ‘기독교 세계관은 평화의 세계관이다’라는 주제 아래 진행 중이며 오는 11월 4일까지 매주 수요일 각각의 소주제로 진행된다.

전 교수는 “타락은 구조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었다”며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창조였던 것처럼 타락은 그 세계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어 “타락을 국어사전에서는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 나쁜 길로 빠짐’을 의미하며, 기독교에서는 ‘죄를 범하여 불신의 생활에 빠짐’을 뜻한다”며 “기독교 세계관에서 말하는 타락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 창조 세계 전체에 대재난을 가져온 아담과 하와의 범죄를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엔 악과 고통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하신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게 만든 세상에 왜 악과 고통이 있는가”라며 “기독교 세계관은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불순종, 즉 타락 때문에 이 세상이 왜곡되고 오염됐다고 답한다. 그런데 타락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두 가지 잘못을 범할 수 있다. 하나는 타락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과대평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타락의 총체성과 한계성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죄를 피상적이고 얄팍하며 개인적으로 이해한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미워해야 하는 악은 사적인 영역에서 벌어지는 개인적인 죄만은 아니”라고 했다.

더불어 “가난한 자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없는 구조가 있다거나, 옳은 자가 아니라 힘 있는 자가 이기는 악한 법이 있다면 그것을 바르게 바꾸어 놓는 것이 악을 미워하고 선을 사랑하는 것”이라며 “세상은 타락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우리는 전적 타락이라는 개념 때문에 타락의 힘을 과대평가 쉽다”며 “인간이 전적으로 타락했다는 개념은 인간이 스스로 돌이키거나 온전히 사랑할 능력이 없는 것이지, 완전히 파괴되어 하나님의 형상이 아님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은 타락 이후에도 여전히 신실함으로 이 세상을 지키고 계신다”며 “그러므로 타락한 인간도 인간이며, 부정직한 사업도 사업이고, 무신론적 문화도 여전히 문화, 인본주의적 통찰력도 참된 통찰력인 이유는 바로 ‘창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타락은 무한정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하나님의 보존의 은혜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타락한 세상에서 비그리스도인들과 소통하고 진정한 관계를 맺고 함께 일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인정하거나 인정하지 않거나 하나님이 보존하시는 은혜 덕분에 살아갈 수 있다”며 “타락이 하나님의 은혜를 망가뜨리거나 꺾지 못한다. 하나님은 창조하신 세상을 은혜 가운데 계속해서 보존하고 계신다”고 했다.

전 교수는 “하나님은 선하시며 아낌없이 주신다는 사실을 믿고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소명에 순종할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선하심과 관대하심을 의심하며 우리 스스로 자구책을 찾아가는 하나님의 자리에 오르려 할 것인가”라며 “이 질문 앞에 우리는 서 있다. 타락은 하나님과 우리 가운데 맺어질 사랑을 참된 사랑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불순종으로 만든 결과”라고 했다.

이어 “성경은 구조적인 죄를 지적하며 하나님은 사회적 부조리를 심판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구조화된 죄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 사회적 편견을 고치고 특권을 내려놓아야 할 수도 있다”며 “아모스서에서 말한 것처럼 그것만이 살 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타락을 강조하는 것은 남을 정죄하기 위함이 아니라 나 자신을 성찰하기 위함”이라며 “타락의 한계를 숙고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함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참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타락한 세상을 보존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우리가 생명을 선택하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우리의 이웃들과 진정한 관계의 복을 경험하고 누리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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