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 “기독교도 제사 지낸다”는 도올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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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상 ©기독일보

지난 25일 KBS 1TV '도올학당 수다승철'에서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던 도올 김용옥 교수는 “조상을 안 모시면 어떻게 되느냐?”는 가수 이승철 씨의 물음에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라 해도 집에서 제사는 모신다”며 “구약성경 전체가 제사 문화, 모든 예배가 제사 문화”라고 주장했다. 기독교 신자의 제사를 드리는 행위가 기독교 교리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경적 가르침에 부합한다는 뉘앙스다.

이는 김용옥 교수가 성경 교리에 대해 자신이 갖고 있는 일부 편협한 지식을 공영방송을 통해 발언함으로써 소모적인 논쟁을 낳은 셈이다. 김 교수가 언급한 구약시대 제사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조상에게 드리는 제사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구약시대는 대속자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기 전의 시대로서 죄인이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서는 죄를 다른 대상에게 전가시키는 속죄제가 필요했다. 즉 구약의 제사는 죽은 조상에게 드리는 제사가 아니라 자신들의 죄를 씻기 위한 속죄제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반면, 유교적 가르침에 입각하여 현대인들이 조상에게 드리는 제사는 형식상 절을 받는 상대가 있음을 전제로 한다. 제사 형식 자체에 '음식을 정성껏 차려 조상에게 올려드리면 조상의 혼백이 이 자리로 와 음식을 드실 것이다'는 뜻이 담겨있다는 의미다. 기독교 교리상 제사 자리에 이미 죽은 조상의 혼백이 올 수 없으므로 결국 제사는 하나님이 아닌 다른 대상에게 올린 셈이 된다.

또, 통상적으로 돌아가신 조상에게 드리는 제사는 복을 비는 성격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 조상에게 드리는 제사는 유일신 하나님 외에 죽은 조상이 인간에게 복을 줄 수도, 저주를 내릴 수도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같이 하나님 외의 어떤 힘이 인간의 생사화복을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은 성경 어느 곳에서도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구약은 되레 죽은 자의 영혼을 불러 올리는 행위는 사형에 해당하는 죄라고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레위기 20장 27절 : 남자나 여자가 접신하거나 박수무당이 되거든 반드시 죽일지니 곧 돌로 그를 치라. 그들의 피가 자기들에게로 돌아가리라)

‘돌아가신 부모님께 반드시 복을 비는 차원은 아니더라도 효를 행하기 위한 마음에서 그들을 기리는 제사까지 반기독교적이라고 비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기독교인들은 유교식으로 제사드리거나 조상의 무덤 앞에서 절하지 않을 뿐 부모님 기일에 추모예배로 부모에 대한 감사와 공경의 마음을 새긴다. 진짜 효를 가르치는 종교는 기독교다. 모세가 여호와 하나님께 받은 십계명 가운데 5번째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이다.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고 약속하신다. 에베소서 6장 2절-3절에는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고 기록되어 있다. 땅에서 복 받고, 장수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첫 번째 계명을 부모 공경으로 제시할 만큼 기독교는 효를 강조한다.

따라서 돌아가신 조상의 혼이 제사 자리에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올리는 형식의 제사는 기독교 믿음과 상충하는 것이며, 조상제사를 대신할 수 있는 추도식이나 추모예배를 통해 기독교신자는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효를 실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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