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가톨릭학교들, 하나님은 성중립적이라며 기도 시 "아버지" "아들" 사용 금지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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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현 기자
shnoh@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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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가톨릭 사립학교의 일부 학생들이 하나님이 성중립적이라는 교육을 받고, 다양한 성에 대해 포용적이 되기 위해서라며 기도 시에 "주님", "아버지", "아들" 등의 용어 사용을 금지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연 학비가 4만 불이 넘는 호주 브리즈번의 유명 가톨릭 사립학교들이 학생들에게 하나님을 언급할 때 성중립적 용어를 사용하라고 가르치고 있다고 더 선데이 메일(The Sunday Mail)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튜워솜 스쿨(Stuartholme School)의 학생들은 "그분 자신(himself)"을 대체하는 '하나님 자신(Godself)'을 포함해 성중립적 용어를 사용하도록 배우고 있다.

이 학교의 대변인은 "우리가 믿기에, 하나님은 남성도 여성도 아니다"면서 "우리 학교가 하나님께서 피조 세계를 통해, 다른 사람과 인간이신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를 통해 하나님 자신을 어떻게 드러내시는지 등 하나님에 대한 이해에서 깊어지게 하기 위해 스튜워솜에서는 기도시에 성중립적 용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하게 브리즈번의 쿠어파루(Coorparoo) 지역에 있는 로레토 컬리지(Loreto College)에서는 기도에서 "주님(Lord)"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남성적 용어로 간주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레토 컬리지는 로레토 수녀회와 연관된 가톨릭 계통 학교들을 모두 일컫는 것으로, 호주와 인도, 아일랜드, 케냐, 영국 등에 학교들이 설립되어 있다. 호주에는 8개가 있다.

킴 위컴 교장은 "로레토는 사립여자학교의 선두주자로서 포용적 용어 사용에 헌신해왔다"면서 "특정 종교 및 성경의 인물에 대한 언급을 포함해 성적인 용어가 적절한 경우는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나님은 그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

홈페이지에 따르면, 로레토의 사명은 교회와 세상을 특히 진리를 추구하고 정의를 행하는 여성들을 구비시킴으로 변혁시키는 것이다.

세인트 리타(St. Rita) 역시 하나님에 대해 성중립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리차드 로거스(Richard Rogusz) 부교감은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성중립적 용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나님과 그의 백성(God and His people)'보다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God and God's people)'이라고 한다. '성령' 또한 성중립적"이라고 주장했다.

남학생들이 다니는 브리즈번의 유명 가톨릭 학교인 성조셉컬리지(St. Joseph's College)는 "형제들(brothers)"이라는 용어를 "형제자매들(sisters and brothers)"로, "형제애(brotherhood)"는 "국제 커뮤니티(international community)"로 바꾸었다. 

학교의 대변인은 "최근에 우리에게 이것은 성장의 영역이었다"면서 "기도를 더 성포용적이 되도록 변화를 주었다"고 말했다.

가톨릭 여성참여연대(Catholic Office for the Participation of Women)의 디렉터인 안드레아 딘(Andrea Dean)은 학교들이 기도에 성중립적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스릴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는 "하나님의 이름의 의미에 대해 민감하다는 것은 환상적인 일"이라면서 "하나님은 어떤 성별도 가지고 계시지 않다. 성경이 쓰여졌을 때, (주님과 아버지)는 명예의 용어였다. 대부분의 명예는 남성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독교 신학에서, 하나님은 자신을 남성적 성별인 아버지로 표현하셨고, 성경도 분명히 하나님을 아버지로 우리에게 설명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풍조를 반영해 명백하게 아버지로 표현된 하나님을 성중립적으로 만들겠다는 것.

근래에, 다수의 교단들도 하나님에 대해 성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2017년 스웨덴교회는 성직자들에게 하나님에 대해 성중립적 용어를 사용하도록 권면했다. "그분(He)"이나  "주님(the Lord)" 같은 용어에 교회 예배에서 좀 더 현대화된 용어를 사용하도록 시도하라는 것.

지난해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켄터베리 주교는 "하나님에 대한 모든 인간의 용어는 부적절하고 어느 정도 은유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하나님은 인간에게 아버지라고 하는 것과 정확하게 동일한 방식의 아버지는 아니다. 하나님은 남성도 여성도 아니다. 하나님은 정의할 수 없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하나님이 누구이신가에 대한 결정적인 계시가 말씀들이 아니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로 부르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못 박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신 것은 예수님이다.

성공회, 연합감리교회(UMC), 미국복음주의루터교회를 포함해 일부 계신교단들도 하나님에 대해 성중립적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2017년 미국의 유명 기독교 사립대학인 밴더빌트와 듀크는 남성 대명사가 가부장제의 초석으로 작용했다면서 하나님에 대해 말할 때 보다 포용적인 용어를 사용할 것을 교수와 직원들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존 파이퍼 목사는 하나님의 성과 관련해 성경에서 논쟁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파이퍼 목사는 지난 2012년 "하나님은 성경에서 자신을 여왕이 아닌 왕,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로 계시하셨다"면서 "그리고 성삼위의 제2격을 딸이 아니라 아들로 계시하셨고, 성부와 성자께서는 그의 형상대로 남성과 여성을 창조하시고 남성이라는 이름과 여성이라는 이름을 주셨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