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상 칼럼] 러시아 월드컵을 보며 한국교회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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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상 목사ㅣ교회건강연구원장

지난 한 달간 러시아 월드컵으로 잠 못드는 밤을 보냈다. 우승은 프랑스가 감동은 크로아티아가 가져가며 마쳤다.

전 세계에서 축구 좀 한다는 나라들이 예선을 치루고 지난 6월부터 러시아 월드컵의 우승 트로피를 향해 32개국이 발진(發進)했다.

다들 대망의 결승 진출국은 과연 어디일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결승에서 맞붙을 것인가.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빅매치는 성사될 것인가. 아니면 마지막 순간까지 파란과 이변으로 기록될 것인가 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시작과 함께 32개국 중 FIFA(국제축구연맹)랭킹 1위 독일과 5위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여 짐을 싸고 돌아갔다. 이어 2위 브라질은 기존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다섯 차례 우승을 맛본 ‘만년 우승후보’ 브라질이였다. 그러나 이름도 흘러간 전설이 되어버리고 브라질도 짐을 싸고 돌아가야만 했다.

우리나라 축구도 독일을 이기기는 하였지만 그리 썩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어서 전략과 전술의 부재라는 오명과 함께 손흥민과 조현우 콜키퍼 라는 우수한 선수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4년전축구’, ‘동네축구’라는 국민들의 비난은 축구협회의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리고 ‘축구의 종가’ 잉글랜드도 1966년 자국에서 개최할 때 우승을 경험한 이후 이름값만큼 ‘옛날얘기’가 되었다.

축구공이 둥글어서 그런지 러시아의 약진처럼 예상밖의 결과들이 많이 나왔다. 인공지능(AI)의 예측도 번번히 틀려 아무도 내일 일을 알지 못했다.

1998년 ‘아트샤커’로 전 세계를 호령한 프랑스는 20년만에 팀을 다시 우승후보로 올랐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한 프랑스의 팀웤이 결국 우승을 만들어 낼 것인가를 주목했다. 프랑스는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능력을 하나로 모을 조직력이 완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경기를 계속할 수록 안정되어가며 평균 24.9세의 연령으로 ‘새로운 황금세대의 출현’이라는 이름에 맞게 크로아티아를 4대 2로 이기고 우승하였다. 프랑스의 유능한 감독과 공격수 음바페가 있고, 세트피스에 능하다는 장점과 더불어 디데에 데샹감독의 전략과 전술로 인하여 프랑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인구 416만의 크로아티아는 선수들이 축구 외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투쟙을 뛰는 선수들이다. 감독도 의사였다. 다들 계속된 연장전과 경기로 루가 모드리치 등 노장주전 선수의 피땀어린 수고와 투혼이 결승까지 올라가는 결실을 만들어 냈다.

결과적으로 FIFA(국제축구연맹)랭킹이나 이름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전설의 호날두와 메시가 다시 2022년 월드컵을 밟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축구만이 아니라 어느 조직이든 개인적으로 실력이 있는 선수가 있어야하고 거기에 맞게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축구 경기를 보면서 개인기를 넘어 조직력이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만이 아니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제 위치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주는 선수,도는 실무자가 조직을 승리로 이끈다. 축구나 조직이나 사실 감독자는 자기 말을 듣고 자신에 충성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생각에 거슬리거나 다른 의견을 가지고 말하면 싫어하고 멀리한다. 말로 약장수처럼 말로 파는 말꾼이나 구경하다 잇속만 챙기며 조직의 미래와 상관없는 구경꾼을 좋아하면 조직이 끝난다. 축구협회나 감독이 실력있는 선수들을 자신의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 동료의식이 없이 자신의 맘대로 하고 싶으면 그때에는 본인이 선수로 뛸 할 각오로 해야 한다. 그래서 아마추어 감독이 실력있는 선수를 못 챙기는 것이다. 자기 수준이하의 선수를 데리고 무슨 경기가 되겠는가.

그런 점에서 16강이 목표였지만 결승까지 올라오도록 독려하며 노장들의 투혼에 불을 지른 크로아티아 즐랏코 달리치 감독의 리더십은 탁월함을 드러낸다. 감독자는 선수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인정하고 북돋워 지치지 않게 해줘야 한다. 말만 번지르하게 하는 잡초를 솎아내 소중한 곡식을 영글게 하는 일, 이런 환경을 만드는 일이 바로 감독자의 임무이다.

축구협회나 어느 조직이든 다양한 의견의 허심탄회하게 수렴되는 과정이 생략되기에 그래서 발전을 기약할 수 없게 된다. 조직의 발전은 치열한 의식화의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진 결의를 집행할 때 강력해진다.

치열한 토론과 헌신 등을 통하여 다듬어 지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하여 한국교회라는 ‘정체성’과 ‘공동체성’을 몸으로 체감하므로 구성원 모두가 건강한 미래를 만든다.

어느 조직이나 우려스러운 것은 발전을 위한 치열한 논의구조를 건너뛰고 외면하는 것이다. 현재의 모든 의사결정 구조, 교회가 접하는 이슈에 대한 논의구조가 전근대 방식이다. 교회말로 하면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70년대 개척교회당회식 운영’이다. 조직이나 기관이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며 몇 몇 임원들의 이야기 몇 마디로 ‘배는 산으로’ 간다. 사실 감독자나 실무자는 이런 유혹을 뚝심있게 이겨내고 논의와 설득, 조정 작업을 거쳐 조직을 유연하게 그리고 강하게 만들어 정상의 자리로 올려놓는 사람이다.

러시아 월드컵이 전 세계와 인류에게 전한 메시지는 대단했다. 개인기가 뭉쳐 팀웤이 될 때,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한국이 월드컵 16강을 다시 밟으려면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건강한 시스템을 만들고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고 키우며, 다시 팀웤을 맞추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영광을 재현하려는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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