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드림의 촌철活인] 축구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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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축구는 한국 정세의 축소판이다. '혼돈과 공허' ©심드림

그제(3.28)는 오랜만에 상암월드컵축구경기장에 갔다‥.

마침 '평생윈쑤'도 외유가고…
사위도 바쁘다니
혼자 가기 뭐해서 절친을 초청해 같이 갔다.

일찌감치 온라인으로 예매한 티켓을 찾아서 한참 기다렸다.

기다리는 분이 좀 늦게 도착했고... 게다가 화장실 갔다 오느라… 시간이 지체되었다.

8시 경기시작인데…
7시45분에야 비로소 매머드경기장의 출입구 '탐험'을 시작했다.

북문 42ㅡ32

그런데 이 양반이
자기가 포병출신이라 길 방향 하나는… 잘 잡는다고
자기만 따라 오라고 해서 내 의지와 관계없이 정 반대방향으로 갔다.

"심 작가님은 골방에서 글만 써서 길치지요ㅎㅎ"
대못까지 박았다.

그런데 한참 가다가
"북문
어데지요?"라고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아까 내가 가자고 주장한 그 곳이었다.

▲지난 3월 28일 절친과 함께 축구경기를 봤다. ©심드림

돌아오니… 아뿔싸… 줄이 수백 미터…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게 아닌가!

줄서서 초조히 기다리는데
8시가 되었고… 장내 아나운서 목소리가 하우링을 타고 들리더니…
곧 장대한 음악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뒷줄에 서있던 젊은 외국인이 물었다.

코리언 앤썸?

노우 메이비 시리안 앤썸...!

그런데
절친이 또 끼어들었다.
인 마이 오피니언 댓쯔 코리안‥.

노우.‥ 애즈 아이 노우 인바이트드 내이션즈 앤썸이즈 퍼폼드 퍼스트. 댓쯔 인터네서날 매너‥.

띠옹^^

8시 10분이 지났지만... 우린 아직 구장 밖에 있었다. 초조함이 왕창 몰려왔다.
이러려고 내가 월드컵경기장 왔나…
하는 자궤감이 쓰나미처럼 밀려 왔다.

그때 큰 함성이 경기장을 흔들었다.

아마 한 골 넣었나 봐요...

참말로... 거시기... 아쉬운 골인 장면을 놓치고…
고게 그날 첫 골이자 마지막 골이었다는 것을 90여 분 뒤에 비로소 알 게 되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인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경기가 지난 3월 28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심드림

겨우‥. 한국골대 뒷편 경기석 상단부에 자리를 잡은 게… 8시22분경

참말로… 속으로… 엄청 유감스러웠다.

자리 잡고 사간 통닭 풀고… 열심히 응원했지만…
황당무계한 국가대표는 동네축구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했다.

분명 하나님이 보우 안 해 주셨다면… 졌을 것이다.

우리 애들이 '우짜' 다가 저리 되었는가?

결국 '수틀리(슈틸리게^^)'는 리더십 덕분일 테지… 쩝!

축구하는 '꼬라지'를 보니
90 여분 내내 속이 불편했다.

▲하늘에서 본 현재시간 대한민국 기상도…'혼돈과 공허'…창세기 1장2절에 준거. 이를 상징 먹구름과 황사를 상징하는 옐로페이퍼‥ 상단에 배정 아직 벼루에 먹이 남아 있는 걸 보니 곧…살생부 작성예정. ©심드림

지금의 대한민국 축소판 그 자체였다.

갈팡질팡… 우왕좌왕… 죄(?)충우돌…

혼자서 귀가하는 길에
오늘 짧았지만 강력했던 시행착오를 통해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결국 믿음 생활도 마찬가지‥.

첫째, 믿음의 천로역정에서 동역자를 잘 만나야 하는 것과

둘째, 의사 결정은 주님 주신 지혜와 영감으로 해야지…
악인과 죄인의 달콤한 꾀를 쫒지 말 것과

셋째, 여차하는 순간에 구원은 받았지만… 축복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과

넷째, 장차 내가 천국 가서 세상 내려다 볼 때… 애비 잘못으로 자손들이 번성하지 못하고… 하는 일마다 꼬일 때…

▲심드림 (칼럼니스트·가문의부활/인생김치이야기 저자)

그 때 속 쓰린 것을 활명수도 없을 천국에서 무엇으로 다스릴까 하는
'엉뚱막막'한 생각만 했다.

다섯째, 주변에 '요나'처럼
집 나온 탕자 있으면… 손목 꺾어서라도 귀가시켜야지… 아니면 나까지
동반침몰할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하고 말았다.

<가문의 부활> 저자
‘창작서예가’ - 심드림

#심드림 #촌철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