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말씀묵상] 내 떡을 먹는 자가 발꿈치를 드나, 보내신 이의 일에 충성하기를...

1. 오늘의 말씀 : 요 13:12-20
12 그들의 발을 씻으신 후에 옷을 입으시고 다시 앉아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
13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14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15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16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종이 주인보다 크지 못하고 보냄을 받은 자가 보낸 자보다 크지 못하나니
17 너희가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으리라
18 내가 너희 모두를 가리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나는 내가 택한 자들이 누구인지 앎이라 그러나 내 떡을 먹는 자가 내게 발꿈치를 들었다 한 성경을 응하게 하려는 것이니라
19 지금부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너희에게 일러 둠은 일이 일어날 때에 내가 그인 줄 너희가 믿게 하려 함이로라
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보낸 자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나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하는 것이니라

2. 시작 기도
아버지! 죄책감과 정죄의식의 비존재 세력이 나를 추격하여 잠못이루게 하나이다.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으오니 내 소리를 들으시며 귀를 기울여주소서.
주께서 죄악을 지켜보실진대 누가 그 앞에 서리이까?
오직 주만이 용서하시오니 종이 주를 경외하나이다.
오, 주여! 누가 나를 정죄하리이까?
유일하게 정죄하실 주께서 나를 위해 죽으시고 다시 사셨나이다.
주는 하늘에 계시어 자기를 힘입어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를 능히 구원하시나이다.
나를 넘어뜨리고 비참하게 만드는 비존재 세력으로부터 구원하여 주소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욱 간절히 내 영혼이 주를 기다리나이다.
주의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소서. 내 영혼을 소생시켜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3. 본문 주해
예수께서 유월절 만찬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다.
본래 발을 씻기는 행위는 종이 주인에게 하는 일이다.
그러기에 베드로는 예수의 발씻김을 극구 저항하였다.
그는 발씻김의 행위만 보았지, 그것이 뜻하는 실재를 알지 못한 것이다.

예수의 발씻김은 죄사함과 영생의 구원을 가져오는 그의 죽음을 예시한다.
그러므로 발씻김을 받지 아니하면 그의 죽음이 가져오는 구원에 참여하지 못하며 그와 상관없는 자가 되고 만다.
베드로는 '발씻김을 받지 아니하면 나와 상관없다'는 말씀을 듣고 적극적으로 발씻김을 받는다.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후 그들에게 말씀하신다(12-20절).

"내가 너희에게 행한 일을 알겠는냐?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부르는데 너희 말이 맞다. 사실 그렇다. 내가 선생과 주로서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겨주어야 한다"(12-14절).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도록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종이 주인보다 높지 못하며 보냄을 받은 자가 보낸 자보다 높지 못하다. 너희가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다"(15-17절).

"내가 너희를 다 가리켜 한 말이 아니다. 나는 내가 택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다. 그러나 '내 떡을 먹는 자가 내게 발꿈치를 들었다'고 한 성경말씀이 이루어질 것이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보내는 자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나를 영접하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하는 것이다"(18-20절).

예수의 발씻김은 '상징'이며 그것이 의미하는 '실재'는 예수의 죽음이다.
제자들의 발을 깨끗게 함은 그리스도의 희생의 피로써 그들을 죄에서 정결하게 함을 나타낸다(1:29; 19:34).
동시에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죽으심으로써 그를 믿는 자에게 영생을 주시는 것을 나타낸다(3:15; 12:24).

그러나 모든 사람이 정결케 되고 생명을 얻는 것은 아니다.
제자들 중에서도 가룟유다는 거기에서 제외되었다(11절; 다는 깨끗지 아니하니라).

이제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죄에서 정결케되고 생명을 얻은 자는 그를 본받아 그의 뒤를 따라야 한다.
이에 대해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는 진실로 선생이요 주이시다. 그리고 선생과 주로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
그러므로 이제는 그들이 서로 발을 씻는 것이 합당하다. 그가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은 그들로 그렇게 하도록 본을 보이신 것이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죄를 정결케 하신 것은 주인이 종의 태도로 하신 겸손함을 보여주신 것이다.
그의 겸비함은 하나님의 자리에서 인간의 자리로 내려오신 것이며 십자가 죽음으로 절정에 이른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5-8).

그의 겸손함과 죽음으로 말미암아 죄사함과 영생을 얻은 이들은 그렇게 서로 사랑할 것이다.
15절과 후에 나오는 34절을 병행구이다.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본을 보였노라"(15절).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34절).

서로 사랑하는 것이 죄사함을 받고 영생 얻은 사실을 증거한다.
"우리는 형제를 사랑함으로 사망에서 옮겨 생명으로 들어간 줄을 알거니와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사망에 머물러 있느니라"(요일 3:14).
"그가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요일 3:16).

그러므로 그의 발씻김이 표상하는 그의 죽음은 죄사함과 생명 얻은 자가 따라야 할 삶의 모범이다.
다시 말해 그의 발씻김의 행위가 그의 전체 구속사를 나타내는 한, 제자들도 이 일에 동참해야 하는 것이다.
'예수는 모방을 위한 모범을 아니다. 그러나 그의 섬김을 받음으로써 새로운 존재의 기회가 제자들에게 모두 개방되어 있다'(불트만).
이러한 사실에 뒤따르는 사실은, '이러한 사귐을 통해 깨닫게 되는 불결함의 유일한 형태는 유다가 여기서 보여주었듯이 이기심이다'(휀톤).

그러면 제자들이 예수를 따라야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종이 주인보다 크지 못하고 보냄을 받은 자가 보낸 자보다 크지 못하는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께로부터 보냄 받은 자이시다. 그를 보내신 아버지는 아들보다 크시다(14:28b; 아버지는 나보다 크심이라).
제자들은 예수로부터 보냄을 받은 자이다(17:18; 20:21;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그러므로 제자들, 곧 예수를 따르는 자는 예수가 받으신 것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
그들을 보내신 주께서 겸손하여 죽기까지 복종하셨다.
이제 제자들도 겸손하여 죽기까지 복종함으로써 그를 보내신 주의 사랑을 나타낼 것이다.

예수께서 다시 가룟 유다의 배신을 지목하신다.
그는 자기가 택한 사람들을 알고 계신다. 하지만 그들 모두는 아니다.
하지만 '내 떡을 먹는 자가 내게 발꿈치를 들었다'라고 한 성경말씀을 이루기 위함이다.
시인은 그가 신뢰하여 그의 떡을 나누어먹던 자의 배신을 탄식한다.
"내가 신뢰하여 내 떡을 나눠 먹던 나의 가까운 친구도 나를 대적하여 그이 발꿈치를 들었나이다"(시 41:9).

예수를 가장 가까이 따른 자, 그의 떡을 먹고, 그로부터 은덕을 입은 자가 그를 배신한다.
예수께서 이 일을 미리 일러두심은 이 일이 일어날 때 '내가 그'인줄 믿게 하려 함이다.
'내가 그'임을 믿는 것은 그가 하나님이 보내신 자요 하나님 자신임을 믿게 하려는 것이다(8:28; 출 3:14; 사 43:10).

예수가 보낸 자를 영접하는 자는 예수를 영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예수를 영접하는 자는 그를 보내신 하나님을 영접하는 것이다.
모든 시대 교회는 그리스도의 보냄을 받은 자들로서 그의 겸손과 희생의 섬김을 나타낼 것이다.
동시에 교회는 열두 제자중 하나라도 배신자로 판명될 수 있으므로, 절대적인 안정을 누릴 수는 없다.
교회는 죽도록 충성하며 주의 길을 가되 언제나 떡을 먹는 자의 배신을 염두에 둘 것이다.

4. 나의 묵상
나는 믿음으로 발씻김을 받은 자가 되었다.
예수의 죽음을 믿음으로 죄사함과 영생의 구원을 받은 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대하는 나는 심히 곤고하고 비참한 자가 된다.
이는 내 속에 나를 중시하는 이기심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내 속에 나를 위해 죽으신 주님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번영신학에서 애용하는 구절, '예수가 가난하게 되심으로 우리가 부요하게 되었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이 말로 들린다.
오해받음과 고난과 멸시받음은 주님의 몫이요 내 몫은 아닌 것처럼 생각한다.
아, 종이 상전보다 높아지려 하고 제자가 스승보다 높아지려 한다.
보냄 받은 자가 보내신 주님보다 높아지려고 아우성을 친다.
그런데 어찌 연약한 형제를 위하여 죽기까지 사랑하겠는가!
심히 비참한 자가 티끌과 재 가운데 엎드린다.

어디 이 뿐인가! 주를 따르려면 한참 멀었다.
나는 내 떡을 먹던 자가 발꿈치를 드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내게 은혜를 받고 공동체를 함께 하고 내게 말씀을 듣던 자들의 돌아섬을 견디지 못한다.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들에 대한 상흔이 만만치 않아 종종 실족한다.

아,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보냄을 받은 자가 아니던가!
보냄 받은 자는 보내신 이의 일에 충성할 따름이다. 결과는 내 몫이 아니다.

최초로 보냄 받은 이 아들은 할 말도 있었고 판단할 것도 많았다.
하지만 보내신 이 아버지가 참되시니 오직 그에게 들은 것만을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대하여 말하고 판단할 것이 많으나 나를 보내신 이가 참되시매 내가 그에게 들은 그것을 세상에 말하노라 하시되"(8:26).

아들은 베드로처럼 무지한 자, 유다처럼 배신자 앞에서도 보내신 이의 일이만 집중하였다.
아들의 은혜를 입은 자, 오늘도 아들의 뒤를 따라간다.
할 말, 하고 싶은 말을 그친다. 모든 판단도 그친다.
무지한 이들, 설령 떡을 먹고도 발꿈치를 드는 자들 앞에서도 말을 그치고 판단을 그친다.
보내신 이가 하라고 하신 말씀, 영생의 말씀을 전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아들을 힘입어 아버지께로 나아간다.
아들에게 복종하여 아들의 사랑 안에 거한다.
그의 사랑 안에서 겸손함과 죽음으로 충성을 다한다.

5. 묵상 기도
아버지...
이 새벽, 곤고하고 비참한 자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아들의 죽음에 연합하여 죄사함을 받고 영생을 얻었나이다.
하오나 아들이 가셨던 길과 역주행하는 나를 보곤 합니다.
여전히 나를 주장하며 아들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자 합니다.
연약한 영혼들, 겸손함과 죽음으로 섬겨야 함이 마땅하나 나를 주장합니다.
그로 인해 심령에 환난과 곤고가 계속됩니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아버지여...
내 떡을 먹던 자가 발꿈치를 드나이다.
지금까지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마땅한 일을 이상히 받아들이며 실족하곤 합니다.
열정이 식어지고 헌신이 사그라집니다. 찌끼처럼 가라앉아 있습니다.
주여, 이 곤고한 자를 불쌍히 여기사 일으켜 주소서.

아버지...
복음의 비밀을 맡은 자, 그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옵니다.
할 말도 많고 판단한 것도 많으나 그것을 그치게 하소서.
오직 보내신 이의 말씀만 전하게 하소서. 보내신 이의 행함만 행하게 하소서.
영생의 말씀을 전하며 겸손과 죽음으로써 충성하게 하소서.
그 모든 결과는 주님의 것임을 믿나이다. 주여, 나를 도우소서.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http://cafe.daum.net/wmmission)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과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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