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성의 희망일기] 네팔 '허리시디' 마을의 생존일기

교회일반
국제
편집부 기자
5/4일 출발한 지구촌사랑나눔 네팔 긴급구호 봉사팀 촬영

지축이 흔들리며 벽돌 담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빨간 벽돌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었습니다.

벽돌 무게로 인해 숨은 막혀오고 정신이 아득해 집니다.

손발은 묶여있기라도 한 듯 움직여 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외쳐도 입에서는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죽었구나'라는 절망과 함께 눈이 감기기 시작합니다.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려 해도 가물가물 달아나기만 합니다.

삶의 끝자락이 두려움으로 서서히 다가왔습니다.

어쩔 수 없어 조용히 희망의 끈을 놓아 버렸습니다.

적막한 깜깜함이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친척 초상집에 문상을 가서 음식을 먹었습니다.

갑자기 굉음과 함께 집이 흔들리더니 무너져 내렸습니다.

집에 있을 아이들이 걱정이 되어 뛰어 나갔습니다.

대문을 나서 돌아 섰을 때 사람과 충돌하며 넘어졌습니다.

그 순간 담장이 무너져 온 몸을 덮은 것입니다.

뒤따라 나선 남편은 저를 부르며 쫓아 나섰습니다.

한 걸음에 집까지 왔는데도 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다시 되짚어 초상집까지 갔지만 없었습니다.

정신없이 목이 터지도록 불렀지만 대답도 없었습니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사람들이 무너진 벽돌더미를 가리켰습니다.

아마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남편은 정신없이 벽돌을 집어던지니 사람의 발이 나왔습니다.

머리 쪽 벽돌을 집어내니 저의 얼굴이 나왔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남은 벽돌을 집어 던졌습니다.

납색으로 변한 채 늘어져 있는 저의 모습이 햇볕을 보았습니다.

남편은 제 머리를 마구 흔들고 정신을 차리라고 몸을 흔들었습니다.

얼마를 그랬을까 저는 긴 숨을 토해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업혀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머리가 깨지고, 가슴과 다리, 팔 등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치료를 받는 6일째 되는 날 저는 다시 한 번 죽었습니다.

뒤늦게서야 사랑하는 두 남동생이 죽었다는 비보였습니다.

저는 다시 한 번 정신을 놓았습니다.

두 분의 고모도 중상을 입었습니다.

제가 구출된 옆자리에서 동네 아이 하나가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이 진도 7.8의 강진에서 살아난 저의 생존 이야기입니다.

저는 네팔의 카트만두 인근에 있는 오래된 전통마을인 '허리시디' 에 살고 있습니다.

마을 대부분의 집들은 흙벽돌로 쌓아 만들었기 때문에 강진에 힘없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많은 이들이 사망을 하고 부상을 당했습니다.

네팔 인구 3천만 명 중 800만명이 집을 잃은 이재민입니다.

이제 자동차 클락션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지나가는 중장비소리가 지진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모르게 엄습하는 이 두려움을 어찌해야 하나요?

무너져 내린 흙더미 앞에서 우리는 어디에서 살아야 하나요?

사랑하는 두 동생은 언제나 다시 만나 볼 수 있을까요?

눈앞이 깜깜하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과연 저에게도 '희망'이라는 단어가 존재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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