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도들과 논의하는 '상식 통하는 교회' 돼야"

교회일반
교단/단체
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정성진 목사, 한국교회사학硏 창립 17주년 기념 및 제 200회 세미나서 강조
▲정성진 목사   ©기독일보 DB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최근 '한국교회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진행된 한국교회사학연구원 창립 17주년 기념 및 제200회 세미나에서 발제한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가 한국교회를 향해 "상식이 통하는 교회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먼저 "한국교회는 역사 가운데 많은 인물을 배출했다. 이승만, 김구, 서재필, 여운형, 안창호 등등 이루 셀 수 없는 이 나라의 지도자들이 기독교인이었다. 이렇게 기독교에서 인물이 많이 배출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교회가 앞선 의식을 가지고 교육에 힘썼기 때문이다. 서구의 발달된 민주의식, 그리고 회의 제도 등을 들여왔고, 교회는 그러한 의식을 가지고 회의와 민주적 방식 등을 훈련할 수 있는 장이었기 때문이다"며 "그런데 요즘 이러한 앞선 의식이 사라지고 있다. 사회를 선도했던 의식이나 절차들이 쇠퇴하고 사회를 좇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것은 의식 면에서, 제도 면에서, 재정적인 면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와의 관계 면에서 그러한 것이다. 이러한 곳에서 상식이 통할 수 있었다면 현재의 한국교회는 다른 국면을 맞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목사는 거룩한빛광성교회의 당회 제도, 제직회 등 열린 회의 제도, 회계 운영 원칙 등을 소개했다.

먼저 "당회에는 장로뿐만 아니라 남녀전도회 회장, 안수집사회 회장, 청년부 회장, 기획위원장 등이 참여하고 부교역자들도 참여한다. 당회는 엄숙한 원로들의 모임이 아니라 활발한 토론의 장이다"며 "또한 필요에 따라서는 확대당회를 개최해 당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서 넓은 대화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 당회 주최로 공청회도 수시로 연다. 당회록은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개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분기별로는 열린제직회가 개최된다. 저녁 7시에 드리는 저녁예배 후에 참석자들이 모두 모여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며 "재정보고는 물론이고 교회 운영에 대한 보고들이 올라온다. 누구든지 질문을 할 수 있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회의장 곳곳에는 마이크를 비치하여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목사가 이날 특별한 부서로 소개한 것은 '기획위원회'로, 그는 "보통 기획위원회는 교회의 중요한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기관이나, 본 교회의 기획위원회는 좀 다르다. 보통 교회에서 의견이 많고 생각이 많은 사람들, 특별히 교회 개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자원하여 기획위원회에 모여 있다"며 "이들은 당회가 제안하는 교회의 현안이나 자체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서 매 주 모여 2시간 씩 토론을 한다. 장로선출방법, 교회분립, 교회주차, 정관개정 등이 이들이 최근에 한 논의들이다. 기획위원회는 이러한 토론을 거쳐서 보고서를 당회에 제출하고 당회에서는 또 논의를 거쳐 의견을 받기도 하고, 수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획위원회는 1, 2 기획위원회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한 위원회가 '두드림'이라는 이름으로 독립했다. 두드림은 교회의 불만이나 건의 사항을 처리하는 부서이다. 이곳 역시 교역자 없이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사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성진 목사는 "또한 재정이 움직이는데 있어서는 위임목사를 포함하여 목회자들이 관여할 수 없도록 하였다. 모두가 교인들에게 위임하여 움직이고 있다. 이는 수납에서부터 지출까지 모든 부분에 대한 것이다"며 "회계보고는 매 분기별로 모이는 열린제직회에서 보고되고 검토 받는다. 주일예배 시에 재정보고를 주보에 넣어 모두에게 보고한다. 보고서는 4쪽에 걸쳐서 자세히 이루어진다"고 했다.

이어 "교인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꼼꼼히 살펴보고 의심되는 부분이나 의문 나는 부분이 있으면 저녁 열린제직회에 참석하여 질문하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모든 교인들이 교회의 살림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자기 부서에서 예산이 어떻게 집행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 목사는 "교역자들은 보너스가 없다. 위임목사인 본인도 매월 450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 이를 설교 시간에 가끔 교인들에게 공개한다. 이제 6년 남은 임기 동안에도 월급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해 놓았다. 이것은 나 자신과의 약속이며 동시에 교인들과 하는 약속이다. 이를 통해서 교회에서도 월급을 올리자는 의견을 내지 않고 본인도 그런 생각을 갖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성진 목사는 "교회의 재정은 자칫하면 목회자 비리의 온상이 된다. 재정은 감시되어야 하고 서로 검증될 수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에서 문제가 되는 것 중에 하나는 헌금의 강요와 비합리적인 재정사용이다. 한국교회가 교인들에게, 더 나아가서는 이 사회에 재정을 공개할 수 있다면 큰 시빗거리 하나는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상식이 통하는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회 건축과 같은 큰 사업을 할 때면 온 교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교육관의 부족으로 이야기들이 있었으나 역시 공개적인 논의과정에서 축소되었다. 최근에도 그간 사용하던 주차장을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있어 당회에서는 급하게 철제주차장을 짓기로 하고 결의를 했으나 열린제직회에서 논의하는 중 두 명의 성도가 반대를 했다. 대형교회에서 굳이 주차장을 만들어서 교인들을 모아야겠냐는 문제제기였다"며 "이에 3개월의 유예기간을 갖기로 했다. 그 동안 교회 교통에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주차장 건축을 안 하겠다는 것이었다. 교인들은 마음을 합하여 캠페인을 벌였고 2년여가 되는 동안 주차장 건축을 안 하고 있다. 즉 재정의 투명성과 함께 돈의 쓰임까지도 투명하게 하며 교인들과 나누는 것이다"고 소개했다.

#한국교회사학연구원 #정성진목사 #거룩한빛광성교회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