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생, 순수 '신장기증'으로 '이웃사랑' 실천

32세 차지미 씨, 지난 19일 생면부지 환우 위해 신장기증; 차 씨, 현재 미국의 한 신학대에서 수학(修學) 중…내년 1월 선교 위해 가나로 떠날 예정
▲이식인 이세민 씨와 어머니 김영숙 씨가 신장이식 수술 후 환하게 웃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나는 모든 것에 빚진 자로, 내게 있는 것은 모두 주님의 것으로, 나에게 잠시 맡겨진 바 된 것이니, 물질이든, 시간이든, 몸이든, 가용 자원은 있는 대로 찾아, 어떻게든 남에게 흘려보내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에...' - 차 씨의 일기 중 일부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는 지난 19일 올해 세 번째 순수 신장기증인이 탄생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된 이번 신장기증 수술을 통해 생면부지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한 이는 차지미 씨(32세)다.

사후 장기기증 서약에 참여할 당시, 생존 기간 신장기증에 대해서 알게 됐다는 차 씨는 언젠가 자신이 신장기증으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차 씨는 현재 미국의 한 신학대학교에 다니고 있고, 내년 1월에는 선교를 위해 가나로 떠날 예정이다.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선교지로 떠나기 전, 여러 가지를 준비하던 중 차 씨는 한국에서 따뜻한 사랑을 남기게 됐다.

생명을 살리는 데 있어 시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생존시에 한 생명을 살리고자 지난 10월, 본부를 찾아 생존시 신장기증을 등록했다. 그리고 지난 19일, 그는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고, 한 생명을 살리는 일을 실천했다.

한편, 차 씨를 통해 새 생명을 선물 받은 이식인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30대 미혼 남성인 이세민 씨다. 이 씨는 지난 1995년부터 사구체경화증을 진단받고 신장기능이 점점 악화돼 급기야 만성신부전을 진단받고 혈액투석을 하게 됐다.

열다섯 살의 나이에 투병생활을 시작하게 된 아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이 씨의 가족들은 서둘러 자신들이 신장기증을 하기 위해 검사를 받기도 했지만, 건강상의 이유와 조직형 불일치 등의 이유로 신장기증을 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던 중, 지난 2002년, 이 씨의 어머니 김영숙 씨(61세)는 본부의 신장이식결연사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본부를 찾아 아들 이세민 씨를 신장이식대기자로 등록했다고 한다.

아들에게 신장을 기증해 줄 기증인이 나타났다는 전화를 받은 그 날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어머니 김 씨는 사실 오랜 기간 장기부전 환우들을 돕는 후원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 씨는 사실 투병생활로 인해 경제적, 육체적인 이중고를 겪으면서도, 사회복지사라는 큰 꿈을 위해 학업을 마친 상태였다.

20년 만에 신장이식을 받아 건강하게 회복을 하고 있는 이 씨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분이 저를 위해 신장 하나를 내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그 분 덕분에 제 인생의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올 것 같아요. 앞으로 더욱 건강하게 살아갈 것이고, 제게 신장을 기증해주신 기증인의 나눔의 뜻을 기억하며 더 의미있게 살아갈게요. 언젠가 꼭 한 번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기기증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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