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감리교 목회자, 동성결혼 주례 거부로 '피소 위기'

교단법 따르려다 동성커플에 소송 위협당해
▲그린스트리트처치.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 연합감리교(UMC) 목회자가 교회에서의 동성결혼식 주례를 거부했다가 소송당할 처지가 됐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윈스턴살렘에서 그린스트리트처치를 담임하고 있는 켈리 카펜터 목사는 당초 동성커플인 케네스 바너와 스콧 채플의 결혼을 축복할 예정이었다. UMC 교단법은 목회자가 개인적으로 동성커플을 축복할 수는 있지만, 교회 안에서의 동성결혼식을 허용하거나 이들의 결혼식을 주례하는 것은 금하고 있다. 카펜터 목사도 이러한 교단법을 따라, 이들 커플에게 교회 밖에서의 축복만을 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카펜터 목사에게 교회 안에서 결혼식을 열기 원하고, 그가 주례를 서야 한다고 끈질기게 요구했고 계속해서 거절당하자 결국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 커플은 카펜터 목사가 "사역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으며 성 차별주의적으로 행동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또한 "하나님의 은혜는 모두에게 공평하고 목회자의 사역 또한 그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카펜터 목사는 개인적으로는 동성커플을 지지하지만, 동성결혼식 주례에 대해서는 교단법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UMC는 지난 2013년 동성결혼에 대한 교단 입장을 지금과 같이 정립했으며, 이에 따라 UMC 교회 안에서의 동성결혼식은 금지되어 있으며, 목회자들이 결혼 서약의 증인이 되거나 동성커플의 결혼 관계를 선언하는 것 또한 허용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UMC에서는 최근 아들의 동성결혼을 주례한 목회자가 파면되었다가 복권되거나, 목회자들이 단체로 동성결혼식을 주례한 뒤에도 징계를 받지 않는 등 교단법이 무시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07년 장남의 동성결혼식을 주례한 펜실베이니아 주 출신의 프랭크 섀퍼 목사는 지난달 최고사법위원회에서 복권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교단법을 깨뜨렸음에도 불구하고 목회자직을 회복하게 됐다. 그는 처음에 지방사법위로부터 다시는 동성결혼식 주례를 서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30일간의 목회자 자격 정지를 선고받았지만 계속해서 동성결혼식을 주례할 권리를 주장해 파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펜실베이니아 연회에서는 지난 9월에도 36명의 목회자들이 교단법을 깨고 동성결혼식을 축복했지만 연회측은 이들에 대해 징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들 36명의 목회자들은 동성결혼식을 주례했다가 파면당한 프랭크 섀퍼 목사를 지지하는 뜻에서 동성커플을 결혼식을 공동으로 축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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