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언론, 중립성만 찾아도 웬만한 사회문제는 공론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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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양화진문화원, 목요강좌 뉴스타파 최승호 PD 강연
▲최승호 앵커가 강연하고 있다.   ©양화진문화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그가 MBC에서 해고된 이후 만든 비영리 탐사보도매체 뉴스타파에서 맨 처음 만든 '작품'이라는 '4대강, 수십 6미터의 비밀2'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가는 퇴임 환영식 날 최승호PD는 이 전 대통령과 악수하며 "4대강 수심 6미터를 지시한 것이 맞냐?"고 질문했다. 답이 없자 2~3차례 질문하는 그에게 주위에서 질타하자 그는 "언론이 질문을 못하게 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진행된 양화진문화원 목요강좌에 강사로 초청된 뉴스타파 최승호 앵커는 '뉴스의 혼돈, 그리고 대안언론'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최승호 앵커는 2005년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사건'(PD수첩), 2010년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PD수첩), 후속편인 '4대강, 수십 6미터의 비밀'(뉴스타파) 등 탐사보도를 통해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또 이번 세월호 참사 때는 뉴스타파를 통해 '세월호 골든타임, 국가는 없었다'(2014.7.24), '잠수일지 보니...물살 셀 때 '헛발질'(2014.7.8) 등 탐사보도로 국민적인 지지를 얻기도 했다.

'우리 사회 속의 뜻있고 양심적인 사람들과 진정한 만남과 소통을 이뤄내고자 강사 선정은 물론 강연 주제에서도 제한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는 양화진 목요강좌의 취지처럼 이날 강연은 '교회'에서 들을 수 있는 얘기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날로 심각해지는 한국 사회의 계층, 세대, 빈부, 성별, 이념 간의 갈등을 뛰어 넘어 어떻게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것인가를 모색하기 위한 양화진 목요강좌'라는 취지에는 충분히 부합됐다.

최승호 앵커는 세월호 사건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 말하며 "저는 이때 국정원 수사관이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해서 변호사님들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서초동 법원가로 가고 있었다. 뉴스를 보는데 큰 배고 사람들이 많이 탄 사건인데 큰 뉴스로 보도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변호사님들과 논의한 뒤 콩나물 국밥을 먹으면서 TV를 보고 2명이 사망했다는 나왔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거다. 이미 오전 11시에 배가 다 가라 앉았는데 난리가 났어야지 맞는 상황인데 2명 사망이라고 하면서 대부분 구조된 것 처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오후 3시 39분 MBC 특보를 보면 368명 구조 확인, 사망자 2명이라고 나온다"며 "이때 이미 목포 MBC는 현장에 오전에 11시에 도착해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목포 MBC에서는 서울 MBC에 지금 방송이 사실이 아니라고 4번이나 건의를 했는데 서울의 데스크에서는 중앙재난안전본부의 발표 내용만 발표하고 있었다"며 "그리고 오후 4시 30분 가까운 때 목포 MBC에서 제대로 된 얘기를 한다. 368명 보다 200명이 적은 166명이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전행정부는 집계를 엉망으로 한 걸 가지고 계속 언론에 브리핑을 하고 있었고 언론은 그대로 받아서 좍 유포를 하고 이었다. 서해경찰청은 자기들이 직접 확인한 통계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보고를 안한 것이다"며 "MBC는 자기네 기자보다 정부의 말을 믿은 것이다. 자기네 기자의 말은 정부에게 불편한 내용이지만 정부의 말을 따르면 편하니까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언론참사로밖에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런 대형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정부도 언론을, 특히 방송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며 "후쿠시마 쓰나미로 인한 참사가 일어났을때 NHK가 헬기를 띄우고 각 지역마다 재난방송용으로 죽 깔아놓은 CCTV망이 있다. 이걸 통해서 상황을 죽 보여주면 정부에서도 참고하면서 대책이 나오는 것이다. 9.11가 테러 일어났을 때도 사람들이 다 TV를 본다. 정부는 이미 자기네들이 막으려고 한 것들을 뚫고 발생한 문제이니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니 백악관에서도 대통령과 참모들이 CNN을 바라보고 있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참사가 일어났을 때 국가기관 방송인 KBS, ㅡMBC 등이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한데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는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앵무새 역할만 한 것이다"고 지적하며 "언론이 끊임없이 정부의 발표에 대해서 크로스체크를 해야하는데 정부의 발표는 의무사항인 것처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승호 앵커는 "이것이 바로 2005년 제가 MBC에서 피디수첩 앵커 겸 피디로 있을 때 황우석 사건을 보도했을때 언론 상황과 그나마 2010년 이명박 정권때 4대강 보도를 할 수 있었던 언론 상황과 오늘날 언론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앵커는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사고 당일 저녁 "'조명탄을 쏘면서 열심히 구조작업하고 있다'는 내용의 뉴스 방송을 보여주고 나서 그 내용과 달리 전혀 구조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던 뉴스타파에서 만든 영상을 보여줬다.

이 영상은 밤 10시 52분경 해경이 내준 행정선 한척에 오른 유족들과 현장상황을 보도한다는 약속을 받고 탄 방송 기자와 사진기자 한명씩이 타서 세월호 주변에서 찍은 영상을 보여줬다.

최 앵커는 "그날 저녁은 파도가 잔잔한 정조 시간이었는데 전혀 구조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해경 단정이 세월호 주변을 빙 도는 영상을 보셨을 것이다"며 "방송사 카메라 기자가 풀단(공동취재)으로 참여해서 영상을 찍었는데 풀단으로 찍었으면 공유하는 것이다. 그럼 보도가 구조작업이 안이뤄지고 있다고 보도가 됐어야 하는데 그런 보도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상이 한 군데서 쓰이는데 쓰일 때는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는 멘트가 나갈 때 KBS 영상으로 쓰였다"며 "결국 이런 식의 구조 아닌 구조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해경이 엉뚱한 시간대에 바다속에 들어가는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뉴스타파의 보도 영상을 통해 참사 당일부터 일주일간의 해당 해역의 조류 세기를 표시한 그래프에 해경이 들어간 시간대를 표시한 것을 청중에게 보여줬다. 해경이 구조 작업을 하러 들어간 시간은 대부분이 조류가 센 시간대였다.

최 앵커는 "해경이 일주일동안 조류 세기를 확인하지 않고 헛발질했다. 가라앉고 난 뒤에 잠수를 통해 구조해야 하는 상황도 초기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시켜서 방향을 잘 잡아가는 것이 중요할텐데 이런 식의 잘못된 구조작업이 이뤄지는데도 언론이 체크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는 민관군이 최대의 노력을 하는 것처럼만 방송을 한 것은 해경의 잘못된 행태를 지속시킨 결과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승호 앵커는 "문화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에서 여론의 영향력을 조사한 결과(2013년)가 있는데 공영언론인 KBS, MBC, YTN, 연합뉴스 등을 합치면 44%,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를 계열사들까지 합하면 18%이다. 공영언론의 영향력 압도적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공영언론이 중립적인 입장에 위치하고 있다면 우리 사회의 왠만한 문제는 정파를 가리지 않고 정확하게 발생되는 문제들이 제시가 될 것이다. 그러면 국민들이 그것을 보고 그 정보에 따라 여론이 형성되고 그것이 수렴되서 정치권에서 뭔가 결정이 되는 선순환구조가 가능하리라고 본다. 그런데 지금은 공영방송 이 44%가 전부 다 박근혜 정권 쪽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18+44가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쪽에서는 어마어마하게 문제가 있다는 국민들의 원성과 아우성이 들리는데도 대통령한테는 잘 전달이 안 된다"며 덧붙여 "대통령 입장에서는 사실 이 정도 여론 지형 속에서는 사실 왠만한 것은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고 했다.

한편, 질의응답 시간에 MBC PD수첩 앵커 겸 책임PD로 황우석 교수 사건을 취재하며 과학자였던 '전문가'와 상대해 '아마추어'가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던 비결에 관한 질문에 "전문가주의에 눌리지 않았다"며 "최종적으로 우리가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겸손하게 모두가 다 인정할 수 있는 사실이 나올때까지 끝까지 갔고 그 방법을 전문적인 방법을 통해서 테스트 해봤을 때 가짜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항상 저희들을 도와줬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그 전문가들의 판단에 맡겨놓지 않고 저희도 이해하려고 했다. 그래서 저희도 납득하고 전문가들도 납득하려는 결과를 얻었다"며 "우리 사회 많은 곳에서 전문가주의와 그 권위에 눌린 문제들이 사실 많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 판결을 내리면 언론은 고개를 숙이는게 대부분이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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