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장기기증의 날' 지정…첫 기념식 행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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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초록리본을 달고 있는 박진탁 본부장, 김해철 이사장, 박원순 시장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9월 12일 서울시청 다목적 홀과 서울광장에서는 서울특별시(시장 박원순)가 주최하고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장 박진탁)가 주관하는 '제1회 서울특별시 장기기증의 날'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지난 3월, 서울특별시의회는 장기등 기증등록 장려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9월 9일을 서울시 장기기증의 날로 지정하는 등 장기기증 문화 활성화에 앞장설 것을 선언했다. 이에 올해에는 서울시가 주최하는 '제 1회 장기기증의 날 기념식'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에 9월 12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이번 기념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 관계자, 장기기증 운동 관련 유공자, 기업, 서울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기증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 나눴다.

이 날 기념식은 KBS 박주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박원순 시장이 직접 제1회 서울시 장기기증의 날을 선포하고. 생명나눔의 참 의미를 전하고자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생명의 나무에 초록리본 달기를 진행했다. 초록리본은 전 세계적으로 '장기기증'을 뜻하는 의미로 2015년부터는 서울시민들에게 초록리본 차량용 스티커를 대대적으로 배포해 장기기증 홍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한 박 시장은 몸소 장기기증을 실천해 장기부전 환우들의 생명을 살린 기증인들을 격려하고자 순수 신장기증인에게 표창을 수여했고, 이 외에도 국내 장기기증운동 활성화에 공로를 세운 연예인 홍보대사, 장기기증 운동 협력 기업 및 기관에게 서울시장 표창을 수여했다.

이 날 행사에는 참가한 이들과 함께 생명나눔의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표창을 수여받은 김병희 씨(44세, 서울), 김정임 씨(45세, 서울), 신용백 목사(58세, 서울), 왕희광 목사(45세, 서울), 김서윤 씨(52세, 서울), 배규연 씨(31세, 서울)씨와 이들에게서 신장을 이식받아 새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식인 감민재 씨(34세, 부산), 이지석 씨(50세, 서울), 김복수 씨(55세, 서울), 박은희 씨(58세, 김해)가 직접 무대에 올라 축하 인사와 함께 새로운 삶을 선물 받은 소감을 전했다.

박진탁 본부장은 "대한민국의 중심 수도인 서울에서 국내 최초로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을 선포하고, 이를 지켜 서울 시민들과 함께 감동적인 기념행사를 함께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장기기증 문화 활성화를 위한 서울의 이같은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생명의 물결이 되어져 앞으로 국가적으로 장기기증의 날을 기념하고, 생명을 살리는 이 운동의 참의미를 알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고 소감을 전했다.

13일 생명의 물결걷기대회에 참여한 600명의 시민의 모습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지난 13일 오후 올림픽공원 내 피크닉광장에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가족들과 함께 특별한 나들이를 나선 이들이 모였다. 자녀나 부모님, 혹은 배우자를 먼저 하늘로 떠나보낸 38가족이었다. 이들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먼저 떠난 가족들의 장기기증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새생명을 찾았기 때문이다.

'2014 생명의 물결 걷기대회'에서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숭고한 사랑을 실천하고 간 기증인들을 기리는 1일 추모공원을 운영했다. 4살의 어린 아이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기증인들의 얼굴이 담긴 기념비가 공원에 놓여 져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기념비 앞에 서서 헌화를 하거나 짧게 묵념을 하며 그들이 남기고 떠난 사랑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 이들은 생명을 나누고 떠난 기증인들을 기리며 그들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지난 2002년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신장, 간장, 췌장, 심장, 폐장 등을 기증해 7명의 생명을 살린 故 편준범 씨의 아버지 편무성 씨는 "오늘 우리 준범이와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아들의 기념비를 어루만졌다. 또한 "우리 아들의 모습을 함께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추모공원에 있는 이들 중 가장 앳된 얼굴을 한 故 왕희찬(당시 4세) 군의 기념비에는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도 자신의 아이와 비슷한 또래인 희찬 군의 기념비 앞에서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희찬 군의 아버지 왕홍주 씨는 딸 왕수현 양과 함께 추모공원을 찾았다. 왕 씨는 "수현이에게 먼저 떠난 오빠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오늘 추모공원 덕분에 희찬이가 하고 간 아름다운 일들을 수현이에게도 이야기 해 줄 수 있게 되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추모공원을 찾은 장기기증 서약자들은 자신들이 약속한 일을 먼저 하고 떠난 뇌사 장기기증인들의 기념비를 바라보며, 자신들이 한 장기기증 서약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장기기증 등록자 최윤주 씨는 "장기기증 서약을 하고, 막연히 나중에 기증을 하고 떠나야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오늘 실제로 기증하신 분들이나 그 가족 분들을 만나니 내가 한 장기기증 서약이 훗날 얼마나 아름다운 결과를 낳게 되는지 몸소 느끼게 되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뇌사 장기기증인을 위한 1일 추모공원이 차려진 올림픽공원에서는 뇌사 장기기증인의 유가족 뿐 아니라 생존시 신장기증인 및 이식인, 장기기증 서약자 700여명이 참석하여 걷기대회를 진행했다. 걷기대회가 끝난 후에는 장기기증에 대해 알리는 다양한 부스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생존시 신장기증인들과 이식인들의 체육대회도 이어졌다.

박진탁 본부장은 "뇌사 장기기증인들의 사랑을 기리기 위한 시간이 하루가 아닌 365일 이어질 수 있도록 추모공원 조성이 조속히 마련되어지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기증인들을 기리고, 그 가족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기증인들을 영웅시 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기기증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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