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청년 전도 위해 동성애 받아들여야 하나?

복음주의 지도자들, "신앙 저버리고 교회 구할 수는 없다"
복음주의 교회 집회 모습. ⓒFLICKR CREATIVE COMMONS/SUSIEQ3C.

복음주의 교회들이 청년들을 전도하기 위해서는 동성애에 대한 반대 입장을 완화하거나 철회해야 하는 것일까? 이는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최근 미국 청년들의 동성애에 대한 충격적일 만큼 수용적인 관점에 대해 보도하면서 제기한 의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18세에서 30대까지의 청년들은 결혼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데에 가장 개방적인 연령층으로 알려졌다. 최근 퍼블릭릴리전리서치(Public Religion Research)의 설문조사 결과 이들 밀레니얼 세대의 69%가 동성 간의 결혼까지 포함하는 쪽으로 결혼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 어느 연령대보다도 지지 비율이 높았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 가운데서도 스스로를 '복음주의 교인'이라고 밝힌 이들 중에서도 무려 43%가 결혼의 재정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세대인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 전체가 각각 33%와 22%의 비율로 동성결혼을 결혼에 포함시키는 것에 찬성하는 데 비해서 월등히 높은 수치다. 68세 이상인 미국 성인들 가운데서는 19%만이 결혼의 재정의에 동의했다.

설문조사 결과 이외에도 밀레니얼 세대의 70%가 "종교인들이 동성애에 지나치게 정죄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어서 젊은 세대들과 멀어지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련의 설문조사 결과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들 가운데서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한 수용적인 관점이 드러나면서, 일부 복음주의 교인들은 교회가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청년 전도에 실패하게 되고, 결국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복음주의 작가인 레이첼 헬드 에번스(Rachel Held Evans)는 지난 3월 CNN에 기고한 자신의 글에서 "교회가 동성결혼 반대를 고집하고 나서면서 밀레니얼 세대라는 한 세대 전체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적지 않은 언론 보도들이 복음주의 교회들이 문화전쟁에서의 패배를 피하기 위해 곧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을 바꾸고, '동성애는 죄'라는 가르침을 포기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폴리티코지의 종교 전문 기자인 짐 힌치(Jim Hinch)는 '복음주의자들, 동성결혼에 대한 생각을 바꾸다-성경도 막지 못한 길(Evangelicals Are Changing Their Minds on Gay Marriage: And the Bible isn't getting in their way)'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힌치는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퓨리서치포럼의 설문조사 결과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들 사이에서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비율이 2001년 13%에서 2014년 23%로 증가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또한 동성애는 죄가 아니라는 점을 가르치는 성경 공부 캠프에 참여한 한 복음주의 교인의 이야기 역시 예로 제시했다.

그러나 동성애를 수용하는 것이 진정으로 청년 전도와 교회의 존속을 위한 길일까?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두 저명한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남침례교(SBC) 윤리와종교자유위원장 러셀 무어(Russell Moore) 박사는 "이미 여러 주류 개신교회들이 이러한 시도를 했지만 교세 증가라는 결과를 낳지는 못했다"고 지적하며, "기독교를 저버리면서 기독교를 구원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역사는 반복해서 보여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밀레니얼 세대 복음주의 지도자인 에릭 팃셀(Eric Teetsel) 역시 "동성애를 포용한 교회들이 많이 있지만 이들 교회들이 더 많은 청년들을 전도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무어 박사와 팃셀은 "비록 교회가 동성애를 받아들여서 더 많은 청년들을 얻을 수 있다고 해도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팃셀은 "우리가 신앙의 가르침 중에 받아들일 것과 포기할 것을 선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무어 박사 역시 "밀레니얼 세대와 예수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예수님을 선택하는 게 옳다"며, "복음에 충실하다는 것은 교인들이 아무리 받아들이기 원치 않는다 해도 우리가 마음대로 기독교의 성 윤리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주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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