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전 칼럼] 창조질서를 부정한 기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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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이종전 교수(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개혁파신학연구소장)
이종전 교수(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개혁파신학연구소장)   ©기독일보 DB

최근 전해진 소식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미국장로교회(PCUSA)의 제221차 총회가 미국의 디트로이트에서 지난 달 19일 열렸는데 결의안 가운데 지극히 유감스러운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결혼에 대한 정의를 수정한 것이다. 그동안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 이뤄지는 것으로 정의했던 것을 이번 수정안에서 단지 "두 사람 사이"에 이뤄지는 것으로 바꾼 것이다.

이러한 수정은 결과적으로 동성간의 결혼을 인정하기 위한 포석이다. 미국장로교회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자는 분위기는 여러 차례 있었다. 1991년과 2008년에 각각 이 안이 상정되었지만 당시에는 부결됨으로써 나름 하나님이 세우신 창조질서로서 결혼에 대한 정의를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결혼의 정의를 수정하기 위한 안에 대해서 찬성 429표, 반대 175표로 71%의 찬성에 의해서 가볍게 통과되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목사가 동성결혼을 주례할 수 있다는 규칙도 채택을 했다. 이 안은 찬성 371표, 반대 238표로 통과되었는데 이로써 목사들은 동성결혼식에서 주례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은 현재 전체 주(州) 가운데 19개 주가 법적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주에서 목회하고 있는 목사들은 동성 결혼식에서 주례하는데 문제가 없게 되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면서 심히 유감인 것은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서 결혼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말씀하셨는데 이것을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바꾼다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부정, 거부, 파괴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피조물로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하는 입장의 인간이 그 말씀을 거부함으로써 신앙의 근본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아담 이후에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의해서 행동하기를 기뻐하게 되었다. 그러한 태도는 지금까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자유' '인권'이라는 말로 정당화해왔다. 하지만 이미 타락한 본성을 가지고 있는 인간의 자유와 인권은 그 자체가 필요에 의해서 정의될 수밖에 없다면 그 한계 역시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필요를 절대가치로 여기는 반면에 필요의 한계 내지는 인간이 본성적 지배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태도는 결과적으로 하나님과 그 말씀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게 한 것이다.

즉 인간은 그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 채 다만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제한하거나 부정하는 경우 저항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포스트모던적 가치관이 인간의 타락한 본성을 충족시키는 기능을 부채질 함으로써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포스트모던적 가치관은 철저하게 개인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에 가치를 두는 세계관이기 때문에 공적이거나 전통적, 절대적, 혹은 성경적인 가치는 허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것을 철저하게 부정 내지는 배격하는 것이 포스트모던적 가치관인 것이다.

따라서 경전으로서 성경, 혹은 기독교 신앙의 전통이나 교리는 이러한 사상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허용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때문에 이번 미국장로교회가 채택한 동성결혼허용과 목사가 동성결혼을 주례할 수 있게 한 것은 성경적 가르침, 즉 창조질서에 전적으로 반하는 것으로서 인간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 이 결의는 성경의 권위에 도전하는 인간의 모습일 뿐이다. 기독교 신앙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다는 근본을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고백한다고 할지라도 정작 인간의 행위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현실적인 필요에 해석하고 적용하며 선택적으로 따르는 것이니 말이다.

문제는 그 여파가 엄청난 결과로 다가 올 것이라는 걱정이다. 머지않아 한국교회 안에도 이러한 요구가 있게 될 것은 분명하다. 한국교회라고 해서 이러한 요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오산이다. 왜냐하면 타락한 본성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고, 그러한 욕구는 필연적으로 동반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서울 신촌거리와 대구에서 동성애자들의 거리행진을 통해서 존재감과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요구가 먼 훗날에 있을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결국 기독교 신앙까지도 단지 인간의 필요에 의한, 필요를 위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동성결혼을 요구하는 현상은 한국교회 안에도 필연적으로 동반될 것이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절대적 가치로서 성경의 권위를 온전하게 존중하는 신앙을 부정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것은 다른 나라, 다른 교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한국교회 안에서도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는 권위에 대한 도전은 1세기 전부터 나타났다. 그리고 이제는 너무나 공공연하게 그 권위를 부정하고 있다. 결국 성경은 더 이상 절대적 권위를 가진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다.

이러한 신앙은 결과적으로 성경을 상대적인 권위와 가치로 전락시키는 것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조차 절대적 권위로 존중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다만 기독교적인 것으로 만족하거나 포장을 하는 종교적 요식행위로 만족하고 실제로는 자신의 욕구나 필요를 충족시키려는 시도와 노력들이 동반될 뿐인 것이다. 그러한 노력들은 머지않아 한국교회 안에서 동성결혼을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따라서 다시 한 번 기독교회는 하나님의 창조명령에 따른 질서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사는 것임을 확실하게 확인하고 고백하는 신앙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이종전교수 #동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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