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연히 진화된 인간, 존재의 존엄성 어디서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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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신학
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교회법연구원 창립 10주년 기념 제11회 교회법세미나, 김영한 박사 발제
김영한 박사(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 회장)   ©기독일보DB

교회법연구원(원장 김영훈 장로) 창립 10주년 기념 제11회 교회법세미나가 23일 오후 3시30분부터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교회법과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주제로 발제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는 최근 일어난 세월호 사건에 대해 "지식인들의 중론에 의하면 '배를 지켜야 하는 명예와 책임을 팽개친 선장이나 선원들은 큰 벌을 받아야 하지만 이러한 행동을 보인 선장, 선원들은 어쩌다 돌출한 별종의 사람들이 아니라,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의식 문화의 산물'이라고 말한다"며 '생명중심 사회로 환골탈태시켜야 한다는 새 패러다임'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진화론 관점에서는 인간 생명 존엄성 찾을 수 없어
하나님형상, 종교성, 지성, 감성, 인격, 윤리와 도덕 등

그는 "인간의 존엄성 사상은 과학 기술주의나 자연주의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자연주의나 과학주의는 진화론의 관점에서 인간 생명의 기원을 보기 때문에 다른 물질적 존재와 인간이란 본질적으로 다름이 없다고 본다"며 "인간이란 단지 진화 과정 가운데 가장 이성적 기능이 발전한 존재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자연주의 입장에서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란 나오지 않는다"며 "인간 생명의 존엄성은 하나님 계시의 말씀인 성경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구약의 시편 기자는 인간을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영화와 존귀의 관'으로 만시고 창조하셨다고 노래하고 있다"며 "시편 8장 4~5절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구절을 학자들은 '인간주의 헌장'이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모세 5경은 인간의 생명을 파괴한 자에 대해서는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며 창세기 9장6절 '다른 사람의 피를 흘리면 그 사람의 피도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셨음이니라'를 소개하며 "그러므로 살인자에 대한 사형 처벌을 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인간의 본성이다"며 "하나님의 형상이란 종교성, 지성, 감성, 인격, 윤리와 도덕, 고차원의 언어소통성 등을 가리킨다"고 했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 천하와 바꿀 수 없는 것
생명의 가치, 하나님 지으신 모든 생명에로 확대돼야
인간, 다른 생명체 희생으로 살아가는 존재

이어 김 박사는 "예수님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천하와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하셨다"며 마태복음 16장26절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는 구절을 소개했다.

또 마태복음 25장 40절 '이에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를 인용하며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소자를 자신과 동일시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위스컨신대 생태학 교수이자 환경운동가였던 레오폴트(Aldo Leopold, 1887-1948)가 그의 저서 '땅의 윤리'에서 주장하듯이 "인간의 윤리적 책임은 인간 생명에서 더 나아가 땅과 땅 위에 있는 모든 생명에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며, 만물의 공생과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박사는 "생명의 가치는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의 가치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연의 생명은 자연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신 하나님의 생명에서 나온 것이다"며 "자연에 대한 외적이고 물리적 가치보다 내적 정신적 가치를 도모하고 과학주의에 의하여 마비되어 가는 자연의 유기체성의 아름다움과 감수성을 재발견하며, 자연과 교감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적 생명이해의 핵심은 관계이다"며 "기독교의 자연관은 인간중심적 관점에서 자연친화적 관점으로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 구원관도 인간 구원만이 아니라 우주 구원(만물을 새롭게 하심)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창세기 1장 31절 '하나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기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는 구절을 말하며 "이 구절은 인간만이 아니라 그 지으신 모든 창조물이 심히 좋았다고 하나님이 평가하신 것을 기록하고 있다"며 "우리는 여기서 모든 생명의 존엄성 사상을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명을 죽이는 자살의 문화가 팽배한 오늘날 생명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생명문화의 창출과 생명중심의 가치관을 오늘의 사회에 전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인간이 다른 생명체의 희생으로 인하여 살아가는 것을 각성하면서 더불어 살며, 이웃을 위해서는 자기의 이익을 포기하고 희생을 감수하는 태도가 요청된다"고 했다.

하나님과의 분리는 죽음, 하나님과의 연합은 생명
틸리케, 본래적 생명과의 관계 소멸되지 않으니 무신론은 불가능
하나님 생명에서 떨어져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된 생명 잃어버린 생명

김영한 박사는 이어 '신학적 영적 차원'의 생명과 죽음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하나님으로부터의 분리가 죽음이요, 하나님과의 연합이 생명이다"며 "신학적 영적 개념에서 죽음이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끊어짐이요, 이는 영원한 단절을 의미한다. 생명이란 하나님과의 연합이요, 이는 영원한 생명이다"고 했다.

김 박사는 20세기 독일의 신학자요 설교자 헬무트 틸리케(Helmut Thielicke)의 1980년 저서 '죽음을 지닌 생명'을 인용하며 "비록 물리적으로 살아 있으나 하나님과 교제가 없는 인간의 영적 생명은 죽은 것으로 간주된다"며 또 "본래적인 생명과의 관계는 소멸되지 않으니 무신론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을 부정하는 자들은 하나님에 대항하는 생명을 산다"며 "하나님의 생명에서 떨어져서 그리스도 없이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된 생명은 잃어버린 생명이다"고 했다.

그는 "틸리케에 있어서 생명과 죽음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은 결정적이다"며 "틸리케는 죽음을 넘어서 영원한 생명을 말하고, 영원한 생명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서 개통되었다"고 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서 영원한 생명의 개통은 과거 현재, 미래 시간에 새로운 질을 부여한다'는 대목을 인용하며 이어 '영원한 생명이 그리스도 사건 안에서 이미 일어났다. 그것은 이미 우리 가운데 있으며, 우리의 현재다'고도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위로부터는 국가개조- 아래로부터는 의식변혁 요청
그리스도는 타자를 위한 전형, 교회는 타자를 위한 교회일 때 '교회'
자유, 하나님 계명에의 속박 통해 건강하게 유지

김영한 박사는 "오늘날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는 위로부터는 국가개조라는 거대한 사회변혁과 아래로부터는 의식변혁이라는 시민운동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신적 기초로 생명외경 윤리와 책임윤리 사상이 요청된다"며 독일의 의료선교사 알버트 슈바이처의 사상과 윤리적 책임 사상을 강조한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사상을 소개했다.

그는 디트리히 본회퍼에 대해 "독일의 신학자요 나치 지배 하에 고백운동의 지돠였던 디트리히 본회퍼는 그의 '옥중서신'에서 현 세상이라는 궁극 이전의 세계에 대한 책임 윤리를 강조한다"며 "이 책임윤리란 현재의 생에 대한 책임을 도피하지 않고 짊어지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본회퍼에게 있어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타자를 위한 인간으로 다가온다"며 "그리스도는 타자를 위한 전형이었다"고 했다.

또 "신앙하는 자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타자를 위한 존재에 참여하기 때문에 교회는 단지 타자를 위한 교회로 존재할 때 교회이다"고 했다.

김 박사는 "그리스도의 존재에 참여한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우리 삶의 한 가운데서 경험하고 소외된 이웃의 고난에 현재하는 하나님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다"고 본회퍼의 사상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책임적인 삶의 구조는 두 가지 요소, 즉 삶의 속박과 삶의 자유에 의해 규정되어진다"며 "인간의 삶은 이웃 사랑과 하나님의 계명에 속박되어 있으나 자기 자신의 양심에 대해서는 자유하다"고도 했다.

김영한 박사는 "속박없는 자유란 방종으로서 포스트모던사회에서 인간 삶의 타락을 재촉한다"며 "신자의 자유란 하나님 말씀인 계명의 속박을 통해 건강하게 유지된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시민들에게 사회공동체를 위한 책임윤리를 가르쳐야 한다"며 "먼저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에 대한 책임윤리를 행함으로써 시민생활의 본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가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신 서로 사랑하는 새 계명을 실천하는 길이다"고 말했다.

교회법연구원 김영훈 원장   ©오상아 기자

한편 교회법연구원은 2004년 6월 30일 하나님의 법(성경)과 인간의 법률(교단헌법)을 내용으로 하는 교회법의 연구, 교육, 상담자문 및 문서선교 사업을 수행해 교회의 신성과 질서 유지를 도모하여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활동하는 교회, 노회, 총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창립됐다.

지난 10년간 교회법세미나, 교회법과 국가법 아카데미, 연구발표회, 군 선교의 일환으로 '생활신앙' 지 발간 및 배표 4회, 교회법 관련문제 상담 700건(방문상담 총 300건, 전화상담 총 400건), 교회 등 분쟁에 대한 조정자문 50건 등을 해왔다.

연구원장인 김영훈 장로(용산교회 원로)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동 행정대학원, 건국대학교 대학원(법학박사)에서 수학해 숭실대학교 교수 및 대학원장, 법과대학장, 법학연구소 소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강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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