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산사태 실종자 구조 포기…"집단매장지" 선포

중동·아프리카
편집부 기자

아프가니스탄 당국이 3일 산사태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포기하고 산사태로 매몰된 지역을 거대한 집단 매장지라고 선포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 2일 바다크샨주의 아브 바리크마을 전체를 휩쓴 2차례의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는 2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당국은 실종자들이 더이상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실종자 구조보다는 살아남은 이재민들을 지원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텐트와 식량, 식수 등 지원물품이 도착하고 있지만 이재민들은 추운 날씨 속에 텐트 하나 없이 야외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데이비드 로인 BBC 특파원은 폭우가 산사태를 일으켜 마을 전체를 매몰시켰고 구조대가 도착한 뒤 2번째 산사태가 발생해 구조대원들까지 희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조대는 3일 삽과 맨손만으로 진흙더미를 파헤치며 살아 있을지 모를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중장비 하나 없는 상황에서 생존자를 찾아내려는 노력이 헛된 것임을 인정, 실종자 수색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샤 왈리울라 아디브 바다크샨주 지사는 "가옥들이 수 미터의 진흙 아래 묻혀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구조 작업을 계속할 수 없다.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보내며 사고 현장 전체를 집단 무덤으로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번 산사태로 약 370채의 가옥들이 진흙더미 속에 파묻혔으며 매몰된 가옥들에는 2500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은 지금까지 발굴된 시신은 350구뿐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발생한 2일 아침은 아프간 휴일이어서 모든 가족들이 집에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첫번째 사태가 일어난 후 이웃마을 주민들이 구조를 위해 달려왔지만 2번째 사태가 일어나면서 경사면 한 곳이 통째로 무너져내려 수천톤의 진흙이 이들마저 덮쳐버렸다.

여기에 비까지 계속 내리고 있어 또다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바다크샨주는 타지크스탄과 중국,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산악지대로 아프간에서도 가장 오지에 속하는 곳이며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 중 하나인 아프간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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