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는 박원순, 추격하는 나경원..변수 많아

정치
젊은층 투표율이 관건..40% 넘으면 야권 유리;'진보층→중도층' 이동현상 뚜렷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22일 국회 창조한국당 대표실을 방문, 공성경 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와 한국정치조사협회가 20∼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보궐 선거의 범야권 후보를 노리는 박원순 변호사가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을 상당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유선전화 면접과 유선전화 자동응답(IVR), 휴대전화 면접과 휴대전화 자동응답, 온라인패널 등 5가지 방식이 적용됐다. 서울지역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된 최초의 다매체 조사다.

박 변호사는 모든 조사에서 나 최고위원을 앞섰다. 특히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휴대전화와 온라인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18∼18.8%포인트로 더욱 벌어졌다.

하지만 협회 상임이사인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나 최고위원이 박 변호사를 추격하는 추세로 그 격차가 좁혀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순, 모든 조사서 나경원 앞서 = 박 변호사는 휴대전화 면접조사에서 49.6%의 지지율로 30.8%인 나 최고위원을 18.8%포인트 앞섰다. 5가지 방식의 조사중 가장 큰 격차다.

또 휴대전화 IVR에서 박 변호사는 51.5%로 33.1%의 나 최고위원을 18.4%포인트 차로 앞섰다. 온라인 조사에서도 박 변호사는 47.6%, 나 최고위원은 29.6%로 격차가 컸다.

협회는 "휴대전화와 인터넷은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는 통신매체이기 때문에 20∼30대 연령층에서 지지가 높은 박 변호사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구 유선전화 조사에선 상대적으로 격차가 좁았다. 유선전화 IVR에서는 박 변호사가 47.3%, 나 최고위원이 36.6%로 격차가 10.7%포인트였다. 유선전화 면접조사선는 박 변호사가 42.6%, 나 최고위원이 35.2%로 차이가 7.4%포인트에 그쳤다.

나경원 서울시장 출마
(서울=연합뉴스)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2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출마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나 최고위원은 출마 선언에서 "서울시장이 된다면 `생활특별시'를 만들겠다"며 "`생활특별시'는 생활 속의 불편ㆍ불안ㆍ불쾌를 없애고 가족이 행복한 서울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2011. 9. 23

특히 가구전화에서 전화번호부 등재가구만 별도로 집계할 경우 나 최고위원이 40.5%를 기록하면서 41.1%인 박 변호사를 0.6%포인트 차이로 추격, 박빙 양상을 보였다.

◇박원순-나경원 투표당일엔 경쟁구도 가능성 = 여론조사 결과는 박 변호사의 확연한 우위였지만 지지율과 득표율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협회장인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지지층이 공고한 보수층이 앞선다면 투표일에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낮지만 진보층이 앞서는 상황에서는 젊은층의 투표율에 따라 변동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전화는 젊은층과 화이트칼라가 상대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이들이 얼마나 투표장으로 나올지는 불확실하다"며 "진보층이 휴대전화에서 20% 포인트, 유선전화에서 10%포인트 앞서는 구도는 선거당일 경쟁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박 변호사의 경우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효과가 유효한 데다 진작부터 서울시장 후보로서 활동한 데 비해 나 최고위원은 23일에야 출마선언을 하는 등 `출발 시점'의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선거전 과정에서 그만큼 변화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임 대표는 "야권의 경우 민주당 후보와 박 변호사의 단일화가 남아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박 변호사의 지지율이 조금 더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며 "반면 여권은 그런 이벤트를 찾기가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경선에선 박영선 우세 = 민주당내 후보 경선에서는 박영선 의원이 휴대전화 자동응답 방식을 제외한 모든 조사에서 선두였다.

박 의원은 휴대전화 면접조사에서 22.1%를 기록해 1위였지만 휴대전화 IVR에서는 19.6%인 추미애 의원에게 1.1%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추 의원은 휴대전화 자동응답 조사 외에는 모두 2위를 차지했다. 천정배 최고위원과 신계륜 전 의원이 뒤를 이었다.

<그래픽> 서울시장 보궐선거 다매체 여론조사
(서울=연합뉴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통합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변호사(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한나라당의 유력 후보 나경원 최고위원을 7∼18% 포인트 격차로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선 '시민후보'를 자처하며 한나라당 나 최고위원과 경쟁하고 있는 이석연 변호사는 제외됐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인 후보의 1대1 대결만 붙이다보니 이 변호사는 제외됐다"고 말했다.

◇이념 지지도 '중도층' 쏠림..한나라 지지율 견고 = 최근 다른 조사들과 비교해보면 자신을 중도층으로 여기는 계층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표는 "5월말 유선전화 조사에서 보수가 20%, 중도가 35%, 진보가 27% 정도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자신을 진보라고 하는 비율이 줄고 중도라고 하는 비율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층의 비율은 거의 변동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안철수 현상'으로 가장 위기를 맞은 곳은 민주당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당지지율은 한나라당이 견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표는 "휴대전화 면접을 제외하면 지난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에 한나라당의 지지층 결집현상이 유지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율이 견고한 것으로, 여기에는 대권 잠룡인 박 전 대표의 지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투표율의 경우 47∼48%가 적극 투표층으로 파악됐다. 10ㆍ26 서울시장 보선의 실제 투표율은 이보다 10%포인트 가량 적은 35∼40%로 예상됐다. 지방선거 치고는 높은 수준으로 일단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율 25.7% 가운데 20% 정도가 한나라당 지지자라고 본다면 이들은 투표에 나설 것"이라며 "그렇다면 실제 투표율이 40%를 넘어야 야권이 이길 수 있다. 투표율로만 보면 한나라당에 유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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