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지사 '동해병기'거부권 안한다... AP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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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 이지희 기자
jhlee@cdaily.co.kr

"하원에서 통과되면 주지사는 서명할 것이다.(If they pass it, he'll sign it,)"

미 버지니아 주지사가 동해병기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할 경우 서명할 것을 공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는 지난 30일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를 어떻게 표기할지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거부권을 가진 버지니아 주지사를 일본과 한국 대사가 연이어 접촉하며 치열한 물밑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AP는 지난해 12월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대사가 테리 맥컬리프 주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동해병기 법안이 제정되면 중요한 무역파트너인 일본과 버지니아 사이의 긍정적인 협조와 강력한 경제 유대관계가 손상될까 두렵다"고 압력을 넣은 사실을 소개했다.

한인사회는 일본이 버지니아에서 가장 유력한 로비 회사 중 하나인 맥과이어 우즈의 로비스트 팀을 고용하는 등 강력한 반대 로비를 전개하면서 맥컬리프 주지사가 동해병기 찬성의 종전 입장을 바꾸는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이언 코이 주지사 대변인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주지사의 입장이 선거운동 당시와 달라진 바 없다. 그들(의원들)이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그는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AP는 "한국이 북부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다수의 한국계 미국인들의 주도아래 동해병기를 위한 시민운동을 해왔다"면서 "하원소위원회 표결에서 법안이 통과되는 순간 수십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이 환호성을 질렀다"고 소개했다.

리치몬드한인회 존 김 회장은 "동해병기 법안에 대해 주의회가 어떻게 표결할지 버지니아 한인사회가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공통적인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워싱턴포스트가 일본대사가 주지사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한데 이어 AP통신이 후속내용을 보도함으로써 동해병기문제는 한국과 일본을 넘어 미주류사회까지 주목하는 상황이다.

한인사회는 맥컬리프 주지사 참모진이 소위원회 의원들에게 반대종용을 펼쳤다는 정보에 따라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맥컬리프 주지사가 일본의 노골적인 압력에 부담을 느낀건 사실로 보인다. 지난해 선거캠페인때 동해병기에 찬성한다는 서한을 한인사회에 보냈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려운만큼 가능한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기를 바라지 않겠냐"고 분석했다.

동해병기 법안이 하원 전체회의에서 최종 통과되면 상원의 법안과 조율후 최종안이 올라간다. 그러나 맥컬리프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주지사실에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지만, 공약 파기는 위선적이고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낙인찍혀 정치생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맥컬리프 주지사는 2016년 대선 출마가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국무장관의 측근으로 선거캠페인을 앞두고 아시아 유권자의 핵심인 한인사회의 반감을 사는 행동은 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오는 3일 하원 상임위원회(재적의원 22명)를 통과하면 최종 관문인 전체 회의(재적의원 100명)가 역사적인 동해병기 법안의 최후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해병기 #버지니아주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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