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주해 묵상] 언약의 담지자는 불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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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섭 목사 기자
igmi@hanmail.net
본문: 창 31:1-22

♦오늘의 말씀

야곱은 재산이 심히 많아져 번창하게 되었다.
이를 두고 라반의 아들들은 아버지의 소유를 다 빼앗았다고 수군거린다(1절).
마침 야곱이 라반의 안색을 보니 자기를 대하는 것이 이전과 같지 않았다(2절).

이 때 여호와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시기를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명하신다(3절).
야곱이 라반의 집을 떠나는 것은 외적으로는 라반의 냉대였으나 실상은 여호와의 명령으로 인한 것이다.
야곱은 두 아내 레아와 라헬을 들로 불러내 저간의 사정을 설명한다(4-13절).

그들의 아버지 라반의 안색이 변했을지라도 하나님이 그와 함께 하신다(5절).
그가 힘을 다하여 라반을 섬겼으나 라반이 그를 속여 품삯을 열 번이나 변경하였다(6-7절).
하지만 하나님이 그를 도우셔서 그가 해를 면하였다.
하나님이 꿈에 나타나셔서 지혜를 주심으로써 그의 양떼가 많아졌다(8-11절).
하나님은 라반이 그에게 행한 것을 다 지켜보셨다(12절).
하나님은 야곱이 벧엘에서 서원한대로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명하셨다(13절).

야곱의 말이 끝나자 라헬과 레아는 아버지를 비난하고 남편 야곱의 견해에 합의하였다(14-15절).
하나님이 그에게 명하신 일을 다 준행하되 그들도 따르겠다고 말한다(16절).
이에 야곱은 아내들과 자식들을 낙타에 태우고 그가 모은 모든 소유물들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향한다(18절).
그 와중에 라헬은 아버지의 드라빔(인간의 형상을 갖춘 가족 수호신)을 훔친다(19절).
라반은 야곱이 떠난 사실을 삼일 만에 알게 된다(22절).

야곱은 형 에서의 분노를 피해 라반의 집으로 왔다.
잠시 피하고자 집을 떠났는데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가 라반의 집에 머무는 것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라반에게 철저히 이용당하고 착취당하는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와 함께 하시고 당신의 때에 야곱을 집으로 돌아가게 하신다.

야곱이 20년 만에 라반의 집을 떠나는 상황은 심히 곤고하다.
라반의 아들들이 그를 참소하고 그는 부득불 라반의 눈을 피해 도망한다.
라반의 두 딸은 아버지의 처신을 비난하고 라헬은 아버지의 가족 수호신까지 훔쳐 달아난다.

하나님의 언약이 성취되는 과정 속에 인간은 격동하고 투기한다.
언약의 하나님은 의로우시나 언약의 담지자인 인간은 불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 불의한 인간을 통해 당신의 언약을 성취해 가신다.

하나님의 완전한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의로우시고 죄가 없으시다.
하지만 죄 있는 모양으로 오셔서 죄인된 우리의 죄를 담당하셨다.
하나님은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셨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다(고후 5:21).

복음 안에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다(롬 1:ㅣ17).
복음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된다.
복음 안에 거함은 아들의 죽음과 무덤 안에 거함이다.
영원히 불의할 수 밖에 없는 우리는 아들의 죽음과 무덤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된다.
이렇게 아들 안에 거하는 자는 궁극적으로 하늘 아버지 안에 거하여 온전함을 이룬다(요 17:23).

♦묵상 기도

아버지...
사람의 의는 당신이 보시기에 더러운 누더기와 같습니다.
당신의 의로우심 앞에 저의 불의함이 현저히 드러납니다.
나의 술수와 꾀, 지혜와 모략은 갈등과 다툼, 격동과 투기를 부릅니다.
당신의 뜻은 당신의 의로움으로 이루어지나이다.

아버지...
오늘도 아들의 십자가 무덤으로 들어갑니다.
나는 아들의 십자가에 죽은 자요, 아들의 무덤에 장사된 자입니다.
그 안에서 당신 품에 거할 수 있나이다.
그 안에서 나의 불의가 멸하였나이다.

아버지...
나의 불의는 큰일과 감당하지 못할 일을 하려고 힘쓰나이다.
당신의 의는 고요하고 평온하여 당신 품에 거하는 것이옵니다.
내 영혼 잠잠하여 젖 뗀 아이 같게 하소서.
요동치고 흔들리는 영혼을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소서.
내 영혼 깊은 층에서 당신의 얼굴을 갈망하나이다.
그 얼굴빛을 내게 비추어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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