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주해 묵상] 야곱의 귀향, 영원에 잇대은 인생은 복되도다!

본문: 창 30:25-33

♦오늘의 말씀

라헬이 요셉을 낳았을 때에 야곱은 라반에게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청한다(25절).
이때는 약속한 14년의 시간이 지난 것으로 보인다.
처음 7년은 라헬을 아내로 얻기 위해, 나중 7년은 라헬을 아내로 얻은 품삯이었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에게 일한 품삯으로 얻은 처자와 함께 보내줄 것을 요청한다.

이에 당황한 라반은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심하면서 대응한다.
"내 생각도 좀 해 다오. 내가 점을 쳐보니 내가 받은 이 복은 여호와께서 너를 보고 주신 복이더구나"(원문직역).
라반조차도 자기가 받은 축복이 여호와 하나님이 주신 복으로 고백한다.
물론 그의 고백은 이스라엘이 엄격히 금지한 점을 친 것으로 미신적이 모호한 과정을 통해서 도달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야곱도 자신과 자신의 가정을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다.
요구가 무엇이냐는 라반의 질문에 야곱의 답변은 매우 놀랍다.
"아무 것도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시작하여 긴장을 고조시킨다(31절).
야곱은 자기가 제시한 조건이 라반에게 받아들여지면 계속 머물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다.
그리고 그가 제시한 조건은 라반이 받아들이기에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1) 라반은 당장 그의 재산을 내주지 않아도 되며
2) 야곱은 그의 목자로 남아서 일하게 되며(31절)
3) 색깔있는 것을 취하겠다는 야곱의 제안은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야곱은 양떼 중 아롱진 것과 점있는 것과 검은 것, 그리고 염소 중에서 아롱진 것을 구별하여 자기의 품삯으로 하겠다고 제안한다.
당시 가축 떼는 양과 염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은 함께 치게 된다.
양은 대부분 하얗고 염소는 대부분 암갈색이며 둘 다 단일한 색이다.
점있는 짐승들이나 무늬 있는 짐승들은 대단히 드물다.

야곱은 라반에게서 여러 가지 색을 지닌 짐승들을 분리시킨 다음, 이후 가축 떼에서 여러 가지 색을 지닌 짐승이 생기면 그것을 자기의 소유로 줄 것을 요청한다.
그는 지금 현실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대담한 모험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후일 라반이 와서 품삯을 조사할 때 '그의 의'가 그의 대답이 될 것이다(33절).

여기서 의로움은 관계에 있어 책임을 다하는 상태를 말한다.
곧 야곱은 자기가 말한 것을 그대로 지킴으로써 약속한 것에 대한 책임을 이행할 것이다.
라반은 당장 자기에게 불리할 것이 없는 야곱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다(34절).

야곱은 속이는 자이나 여기에서는 탁월한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탐심으로 가득찬 라반과의 협상에서 그의 허를 찌른다.
탐심에 대해 탐심으로 맞서면 격동과 투기만 난무할 뿐 거래는 결코 성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믿는 것이 있다면 벧엘에서 만한 하나님의 언약의 축복이었다(창 28:15).

야곱의 귀향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
라헬을 얻은 대가로 지불한 품삯을 지불하는 14년이면 고향으로 돌아갈 줄 알았다.
인간이 가늠하는 시간으로는 정당하나 하나님이 작정하신 시간은 다시 지체된다.
야곱은 6년을 더 수고한 끝에 고향을 향해 떠난다(31:20).
하나님이 작정하신 시간에 잇대은 인간의 시간은 하나님의 뜻을 이룬 채 야곱은 번성하여 귀향길에 오른다.

인간의 삶은 하나님의 시간인 '영원'에서 일정부분을 '인간의 시간'으로 할애 받은 실존이다.
인간이 영원에서 할애 받은 시간은 '태어나고 살고 죽는 것'의 제한된 시간이다.
이는 하나님의 시간에서 볼 때 공간적 개념이며 인간은 그곳에 존재물을 채운다.
인생이 자기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인생) 안에 각종 존재물을 채워 안식을 얻으려하는 것은 심히 어리석은 일이다(눅 12:20).

인생, 곧 인간이 향유하는 인간의 시간(크로노스)은 영원(카이로스)에 근거하며 영원에서 오고 영원으로 돌아간다.
제한된 길이의 시간만큼 우리의 시간으로 받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면 영원을 망실한 자가 되어 무엇을 해도 안식이 없다.
제한된 시간, 공간의 시간에 존재물을 담아냄으로써 거짓 안식을 누릴 뿐이다.

제한된 길이의 시간에 모든 존재물을 원하는 대로 담았던 솔로몬은 고백한다.
그가 획득한 재물, 성공, 명예는 '바람 잡는 수고'라고 말한다.
그리고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심어주었다고 말한다(전 3:11).
영원은 하나님의 시간이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간의 시간에 틈입한다.

수가성 여인이 그리스도를 만나 생수를 얻은 후 예배의 장소를 물었다.
이 때 예수께서는 예배할 때(카이로스), 곧 '영원'으로 답하셨다(요 4:21).
영원에서 오신 그리스도(진리), 그를 보내신 영원의 아버지(영)와 사귐의 자리가 참된 예배라고 말씀하신다.
인간이 그 근저인 영원을 알 때 비로소 안식한다. 그때로부터 참된 삶을 살게 된다.

야곱에게 지나간 14년의 시간은 참으로 허망하기 그지없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을 따라 얻고자 한 아내를 위해 쏟은 시간이다.
물론 당사자가 그것을 헛되지 않은 시간이라고 강변한다면 그의 인생을 로맨틱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한 여인을 두고 평생을 허비하고 가진 것을 다 허비하는 인생들은 어느 시대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야곱의 인생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 들어 있다.
하나님은 그가 어디로 가든 그와 함께 하실 것이며 그를 지키며 이끄시며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실 것이다.
하나님이 그에게 허락하신 것을 다 이루기까지 그를 떠나지 아니하실 것이다(28:15).
야곱은 인간의 시간 안에서 판단하고 계산하며 라반의 집에 머무나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이 허락하시기까지 그곳에 거한다.

♦묵상 기도

아버지...
나의 인생, 돌아보니 바람 잡는 수고였습니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을 따라 산 인생이었습니다.
한 때 많은 것을 얻었고 한 때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과연 풀의 꽃과 같은 인생이요, 풀이 마르고 꽃이 떨어지듯 쇠락한 인생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후에야 종은 진멸 받아 마땅한 자임을 깨달았습니다.

아버지여...
하온데 아들의 공로로 종을 살리셨습니다.
이제는 천한 것이 아닌 귀한 것을 전하는 입술이 되게 하셨습니다.
땅의 것이 아닌 하늘의 양식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땅에 속하여 땅의 것에 매이곤 합니다.
언제까지이옵니까! 이는 당신께서 허락하시는 그 날까지입니다.

아버지여...
영원이 잇대은 삶으로 이끄시니 그 은혜 한량없나이다.
나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도 당신이 주체가 되시어 이끄시나이다.
날마다 그 얼굴을 보게 하소서. 모든 상황에서 여전히 찬송하게 하소서.
내게 일어난 일들을 나의 시간 속에 가두지 말게 하시고 선하고 인자하신 당신의 이끄심을 신뢰하게 하소서.
지금은 다 알지 못하나 선하고 인자하신 당신의 손길이 나를 따라오시나이다.
내가 그리도 사모하던 아버지 집에 영원히 거하기까지 그리하시나이다. 할렐루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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