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영광·땅에는 평화" 방송으로 되새기는 '성탄 의미'

교회일반
이지희 기자
KBS·CBS·KTV등 주요 방송, 손양원·한경직·최초 성경전래지 마량진 등 방영

2천년 전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인 12월25일… 이날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미국과 유럽에서는 설, 추석 같은 가족 명절이고, 한국에서는 대게 연인과 친구, 가족들과 함께하는 '쉬는 날'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기독교계뿐 아니라 각계 각층에서도 매년 다양한 성탄 행사를 여는 '지구촌 축제'로 여겨지고 있다.

이 성탄절을 맞아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되새기기 위한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가족이 모여 스트레스를 날려 줄 재미있는 성탄절 특선영화를 보는 것도 좋지만, 예수님을 따라 사랑과 희생, 겸손과 온유의 삶을 산 이들과 그 발자취가 주는 감동과 교훈을 찾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손양원 목사

KBS 1TV는 25일 오후 10시~10시 50분까지 2013 성탄 특집 다큐멘터리로 손양원 목사의 삶을 다룬다. '사랑의 원자탄'이라 불리는 그는 한센병 환자들의 상처에서 피고름을 빨아내고, 두 아들을 죽인 청년의 목숨을 구하고 양자로 삼았다.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반대 투쟁으로 옥고도 치렀다. 평범하고 나약한 인간의 시각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삶이었다. 그렇다고 방송은 그를 신화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시 우리와 같은 나약한 인간으로서 고통을 감내한 인간 손양원을 다루는 데 초점을 두었다.

1902년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고학으로 일본 동경의 스가모중학교로 유학을 간 손 목사는 조국으로 돌아와 신학공부를 하면서 작은 교회, 시골 마을들을 순례했다. 그리고 1926년 교인 6백여 명이 한센병 환자였던 부산 김만동교회에 전도사로 부임하면서 한센병 환자를 위한 삶을 사명으로 여겼다. 평양신학원 졸업 후 여수 애양원에 부임한 손양원 목사는 "사람들이 병으로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얼굴이 무섭게 변해 있으니 무섭지 않게 하시옵소서, 환자들의 살이 썪으니 냄새가 심합니다. 냄새를 못 느끼게 하시옵소서. 처음 나병 환자들을 위한 목회를 시작했으니 나병 환자들을 위한 목회로 끝내게 하여주시옵소서"라는 기도대로 평생을 한센병 환자를 위해 살았다.

애양원은 세상 어디에서도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는 애물단지 같은 한센병 환자들이 제 발로 걸어오거나, 가족들이 수레나 지게로 짐짝처럼 운반해와 환자들을 내려놓고 도망가는 곳이었다. 감옥에 갇혔던 몇 년을 제외하고 1950년 순교할 때까지 애양원에서 헌신했던 그는 신념대로 삶을 살았을 뿐이지만, '사랑'의 삶 그 자체로 '신앙이란 무엇이며 삶을 구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육신은 밀알과 같이 떨어졌지만, 그의 삶과 정신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유산으로 남겨져 영원히 살아있다.

KBS 1TV 기획제작국 권혁만 PD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보여준 이웃 사랑, 일제의 극심한 탄압과 고문을 이겨내며 실천한 나라 사랑, 그리고 두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원수 청년까지 용서하고 양자로 삼은 아가페 사랑의 실천은 일찍이 한국 근현대사 인물 가운데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손양원 목사의 삶과 죽음을 조명하고 극한의 고통을 딛고 일어선 인간적 고뇌와 성찰의 흔적을 통해 오늘 우리 시대를 구원할 참 사랑의 의미를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KBS 1TV는 25일 낮 12시 10분에는 추양 한경직 목사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사랑의 빛이 된 한경직'을 방영한다. 한 목사가 시무했던 영락교회, '울지마 톤즈'를 제작한 마운틴 픽처스가 공동 제작해 작년 9월 개봉했던 영화다. 한국 개신교계의 대표적 인물인 한경직 목사는 평생 청렴하고 절제하며 이웃 봉사를 실천해 왔으며, 한국 기독교, 문화, 교육 분야에 공헌했다. 1992년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종교계 노벨상인 템플턴 상을 받았으며 영락교회 목사(1945~1972), 숭실대학교 학장(1954),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1955), 홀트양자회 이사장, 숭실대학교 이사장(1970), 장로회신학대학교 이사장(1971), 기독교방송 재단이사장(1972) 등을 역임했다.

한국정책방송 KTV는 CMB 충청방송과 공동으로 제작한 성탄절 특집 '한국 최초 성경전래지, 마량진을 가다'를 25일 오전 9시에 방영한다.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의 생생한 기록인 성경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과정을 다뤘다.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진에 '한국 최초 성경전래지 마량진'이라고 세겨진 비석은 성경이 처음 들어온 역사의 현장을 웅변하고 있다. 최근 서천군이 마량리 일대의 역사, 문화적 의미를 계승하기 위해 국제 관광명소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방송은 비석이 마을 어귀에 세워진 과정과 최초 성경 전래 후 그 역사를 이어가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의 흔적을 따라간다.

마량진 인근 선교사 아펜젤러 순직기념관   ©한국정책방송(KTV) 제공

마량진 인근의 선교사 아펜젤러 순직기념관을 방문하면서 아펜젤러를 필두로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처음 전해진 당시 선교사들의 활동과 종교, 사회적 의미도 짚을 예정이다. 스승의 날, 바다의 날, 한글날 특집 등을 다룬 KTV 특별기획 '대한민국을 기념하다'의 20회째 특집으로 이번 편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CBS 기독교방송은 24일 오전 10시, 밤 10시 성탄특집 1부로 간증 프로그램인 '새롭게 하소서'를 방영한다. 기적을 노래하는 박모세 군과 어머니 조영애 집사, 영화 '7번 방의 선물'의 김황성 작가, '사람을 살리는 행복한 쇼' 기획자 김철준 바인프로덕션 대표 등을 초청해 간증을 전한다.

25일 오전 10시, 오후 10시에는 성탄특집 2부 '새롭게 하소서'에 축구 선수의 꿈을 표기하고 자살까지 생각했던 송주현 나눔 전도사,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다 부스러기사랑나누기 사역을 하게 된 이경림 대표, 건축자재 전문생산기업(KCC)에서 20년 간 근무하다 NGO단체 희망의 러브하우스를 세운 양덕근 집사가 나서 간증한다.

한편 CGNTV는 2013 CEO 전도집회 '더 멋진 당신'(24일 오후 8시 20분), 예수님의 7가지 성품(24일 오후 11시 30분, 25일 오후 11시 30분), 힐링 CCM콘서트 엘(24일 밤 12시 10분), 영화 베드로(25일 오후 2시 30분), 애니메이션 '너는 특별하단다'(25일 오후 4시 20분), 2013 성탄특집 키즈벤처 어린이 뮤지컬 '세 나무의 꿈'(25일 오후 5시) 등을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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