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근, 아쉬움 털어낸 '천금 끝내기'…넥센 1차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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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의 이택근(33)이 마지막 타석에서 '베테랑의 힘'을 한껏 자랑했다.

이택근은 8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2사 2,3루의 찬스에서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번번이 찬스를 놓쳤던 이택근은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앞선 타석의 아쉬움을 한 방에 털었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경험 부족이 넥센의 약점으로 지적됐다. 최고참 송지만을 비롯해 이택근, 손승락, 오재영 등을 제외하고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가을잔치를 경험한 적이 없다.

때문에 넥센에서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이택근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선수 가운데 가장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었다. 이택근은 2003년과 2004년, 2006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가을잔치를 치른 적이 있다.

공격에서 꽉 막혔을 때 풀어주고,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그였지만 이날 경기 초반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택근과 함께 5번타자 강정호가 무안타로 침묵하자 4번타자 박병호에게 대한 견제가 더욱 심해졌고, 넥센은 답답한 공격을 이어가야 했다.

팀이 선취점을 뽑은 뒤인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난 이택근은 2-2로 팽팽히 맞선 3회 1사 2,3루의 찬스에서 2루수 플라이를 쳐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택근은 5회 2사 1루 상황에서 들어선 세 번째 타석에서도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을 보이며 두 차례 헛스윙을 하다가 우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이택근은 7회에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택근의 진가는 9회에 빛을 발했다.

넥센은 3-2로 앞서가다가 9회초 믿었던 마무리 손승락이 무너져 동점으로 따라잡혔으나 유한준의 볼넷과 허도환의 희생번트, 서건창의 고의4구와 장기영의 진루타로 2사 2,3루의 찬스를 잡았다. 절체절명의 기회였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이택근은 상대 마무리 정재훈의 4구째를 노려쳐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끝내기 안타를 뽑아냈다.

이택근으로서는 답답한 모습 탓에 스스로 쌓았던 아쉬움을 한 번에 털어낼 수 있는 안타였다. 이택근의 첫 포스트시즌 끝내기 안타이기도 했다.

이택근은 자신이 날린 타구가 안타가 되자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쁨을 한껏 내비쳤다.

이택근은 이날 수비에서도 든든히 한 몫을 해냈다.

중견수로 나선 이택근은 3-2로 앞선 7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양의지의 안타성 타구를 직선타로 잡아낸 후 재빠르고 정확하게 1루수에게 송구, 2루로 뛰었던 정수빈까지 아웃시켰다.

이택근의 수비에 달아오르려던 두산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고, 넥센은 8회말까지 리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택근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 상금 100만원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100만원 상당의 숙박권을 거머쥐었다.

이택근은 경기 후 "내가 제일 긴장한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이 긴장을 하지 않고 경기를 해서 내가 더 부끄러웠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기회를 살리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마지막에 찬스가 왔다. 무조건 쳐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박병호가 뒤에 버티고 있어 무조건 나와 승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재훈이 컷패스트볼이 많아 그것에 초점을 맞췄다"는 이택근은 "직구인지, 슬라이더인지 봐야 알 것 같다. 내가 노리고 치는 타자는 아니지만 빠른 쪽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넥센의 염경엽 감독은 "이택근이 3회에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부담감을 가졌다. 긴장을 했다. 타이밍도 맞지 않고 자기 스윙도 하지 못했다"며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해결해줬다. 주장으로서 좋은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이택근 #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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