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의 해킹 조직, 안보에 직간접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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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해킹한 범행 주체로 북한의 사이버 해킹 조직이 지목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바이낸스에서 63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한 해킹 조직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대북 제재를 피해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의 해킹 조직을 운영해 온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 조직을 이용해 인공지능의 피싱과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탈취하거나 기밀 수집, 해외 기업 위장 취업을 하는 등의 실태가 드러났다.

북한의 해킹 조직이 미국 등 외국 금융기관만 노리는 게 아니다. 한국의 금융기관은 물론 정부·공공기관과 언론사 등에 대해 전방위 해킹을 감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란 사실이 밝혀졌다.

북한 내 사이버 해킹 기술과 수법은 북한에 유입되는 자금을 봉쇄한 유엔의 제재 결의안까지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북한이 탈취한 세계 암호화폐 해킹 금액이 2021년 59%(223억 달러)에서 올해 89%로 치솟았다는 사실이 모든 걸 말해준다.

문제는 이들이 국내와 해외에서 탈취한 자금이 핵무기와 미사일, 전쟁용 드론 등 첨단무기 개발과 생산 자금으로 쓰이는 점이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2024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사이버 해킹 수익의 40%를 핵·미사일 및 첨단무기 개발에 쓴다고 밝힌 바 있다.

얼마 전 북한 조선중앙TV가 600㎜ 초대형 방사포 발사 현장에서 무인기, 드론 등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섬의 가상 진지를 정확히 타격하자 김정은과 그 가족들이 손뼉을 치고 환호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최근 북한이 김포에서 불과 1.5킬로미터 떨어진 개풍군 해안가에 122밀리 자주포를 설치하고 남쪽을 향해 조롱하는 듯한 장면과 묘하게 겹치면서 해외에서 불법 탈취한 돈으로 만든 이런 무기들이 우리를 겨누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는다.

북한이 집속탄과 자폭 드론, 초대형 방사포 등 최신형 무기의 성능을 잇달아 과시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는데도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응하는 정부와 군의 태도는 이상할 정도로 태평하다. 북한의 사이버 드론 공격은 날로 고도화하는데 이에 대응할 우리 군의 인력은 대폭 축소시키고, 드론작전사령부가 맡았던 합동 작전 통솔 기능까지 각 군으로 분산시켜 북한의 도발 상황에 즉각적인 대응을 한층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받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국방부는 여전히 북한의 위협에 충분히 대응할 능력이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방어 능력을 키우기는커녕 축소 분산시키면서 어떻게 대응하고 무슨 수로 안보를 지키겠다는 건지 국민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