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에큐메니칼신학과교육위원회는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A.I의 시대, 길을 묻다'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인문학자와 신학자, 목회자가 모여 인공지능(AI) 기술에 따른 사회 변동과 인간 존엄성, 교회의 역할을 논의했다.
논찬자로 나선 한문덕 향린교회 담임목사는 설교와 병상 심방, 장례 동행처럼 교인과 맺는 인격적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 목사는 “AI는 도울 수는 있지만 책임지지는 않는다”며 교회가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는 한 사람을 향한 책임과 인격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 편익 이면에 가려진 데이터센터 인근 주민, 냉각수 공급 지역, 유해 데이터 정제 노동자의 삶을 교회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하 실천신학대학원대 겸임교수는 화면 뒤에 숨겨진 전력과 냉각수 소모, 반도체 제조 자원 등 생태적 비용 문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개인이 월간 토큰 사용량과 호출 횟수를 자원 소비량으로 헤아려 보며 공적 판단력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교회는 AI의 수용이나 거부라는 이분법을 넘어, 다음 세대에게 창조 세계가 떠안은 비용을 가르치고 책임 있게 기술을 사용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조발제를 맡은 이도흠 한양대 명예교수는 기술 권력의 편중 문제를 경고하며 AI 생산수단 사회화와 로봇세 및 사회공유소득제 도입, 주 16시간 노동 단축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 교수는 “강력한 규제성을 갖는 국제 협약과 '탈자본화'만이 AI를 공공재로 삼아 유토피아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