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맥 없이 침 시술로 90대 환자 숨지게 한 한의사 벌금형

진맥도 거치지 않은 채 가슴 부위에 침을 깊게 놓아 고령 환자를 숨지게 한 60대 한의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5단독 구천수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68)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8월 14일 오후 2시 35분경 세종시 금남면 소재 자신의 한의원에서 요통 치료를 받으러 온 B(92)씨의 흉부에 침 3개를 시술했다. 이 과정에서 침 1개를 깊이 찔러 심장막 안에 미세한 심근파열을 일으켰다. B씨는 흉통과 호흡 곤란을 호소했으나 15분 동안 방치돼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진=뉴시스]

조사 결과 A씨는 시술 전 맥을 짚지 않았고 가슴 부위 시침에 따르는 위험성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법정 의무인 진료기록부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전에도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았다. 연인 관계였던 C씨와 결별한 뒤 앙심을 품고 2024년 9월 30일부터 지난해 2월 2일까지 12차례에 걸쳐 포크레인으로 바윗돌을 실어 날라 C씨의 세종시 카페 출입로를 막아선 혐의다.

구 판사는 “피해자가 사망하는 등 죄질이 무거우며 사건 수사를 받으면서 자숙하지 않고 카페 영업을 방해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