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만대 넘는 차량이 통행하는 정릉천고가교에서 콘크리트 상판을 지탱하는 핵심 케이블이 잇달아 파손된 것으로 19일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이 서울시와 국토안전관리원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량 내부에서 차량 하중을 견디게 당겨주는 외부긴장재(텐던)가 2016년과 2024년에 이어 올해까지 모두 세 차례 끊어졌다.
서울시는 2023년 5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정밀안전진단을 벌여 중대 결함이 없다며 B등급(양호)을 매겼다. 하지만 진단 종료 6개월 뒤인 2024년 9월 텐던 1개가 끊어졌다. 이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시행한 정밀안전점검에서도 B등급을 줬으나, 점검이 끝난 뒤 올해 또다시 케이블 1개가 절단됐다. 서울시는 2016년 첫 사고 뒤 케이블 32개를 교체하고 분기별 점검 등 대책을 세웠으나 파손을 막지 못했다.
아직 끊어지지 않은 시설물에서도 심각한 결함이 확인됐다. 서울시가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체 텐던 300개를 조사한 결과 25개에서 내부 강철선 부식과 손상이 나왔다. 그러나 서울시는 완전히 끊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케이블 교체를 내년으로 미뤘다.
안전 등급 체계를 왜곡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황 의원은 국가 지침상 단면 손실을 동반한 케이블 부식은 중대한 결함인 'd등급'에 해당하지만, 서울시가 자체 기준인 'C3 등급'으로 분류해 결함을 축소·은폐하려 했다고 밝혔다. 2024년과 올해 케이블이 끊어졌을 때도 긴급안전조치나 임시 보강, 주민 알림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황 의원은 “텐던이 세 차례나 끊어지고도 계속 '양호' 판정을 내리며, 중대손상 케이블 25본을 2년째 방치하는 것은 서울시 안전관리체계의 총체적 실패”라며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전의식 부재와 안전 예산 투입 지연이 불러온 명백한 행정 부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 의원은 “끊어지지 않았으니 안전에 영향이 없다는 해명은 사고 예방을 포기한 안일한 인식으로, 위험을 축소하는 눈가림용 자체 등급 분류부터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서소문고가 붕괴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릉천고가교 텐던 전체를 국가 세부지침에 따라 재평가하고, 그 결과와 구체적인 교체 계획을 서울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