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의 자율성과 부모의 교육선택권 보장해야”

다교정, 13일 기자회견… 오는 11월 7일 서초역 앞 2차 국민대회
‘다음세대 교육권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대’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김상고 기자

 

‘다음세대 교육권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대’(이하 다교정)가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안교육기관의 자율성과 부모의 교육선택권,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다교정은 이날 대안교육기관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최근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에 대한 제재 강화가 학생들의 학업 중단 위험과 교육기관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짚었다. 아울러 오는 11월 7일 개최하는 ‘다음세대 교육권 정상화를 위한 제2차 국민대회’ 계획도 발표했다.

다교정은 다양한 교육철학과 교육과정을 존중하고 학부모가 자녀에게 적합한 교육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태희 목사(다교정 대회장, 그안에진리교회 담임)를 비롯해 박소영 상임대표(페이서 상임대표), 홍후조 교수(고려대 교육학과), 홍호수 목사(케일럽포럼 대표), 안석문 목사(다교정 사무총장), 박은희 대표(페이서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 대안교육기관법 개정안, 교육 자율성 보장해야

다교정은 올해 2월 정을호 전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과 다양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법안에 이른바 ‘극우세뇌교육 퇴출법’이라는 자극적인 정치적 프레임이 붙었다며, “객관적 기준도 없는 ‘정치적 중립성’과 ‘사회통념’이라는 모호한 잣대를 앞세워 특정 역사관과 가치관 교육을 일방적으로 ‘편향’으로 규정하고 처벌·퇴출하려는 위헌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가가 법률의 형식을 빌려 대안교육기관의 존립을 위협하고 사상과 양심의 자유, 나아가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반헌법적 규제에 불과하다”고 했다.

◇ “등록 전환 기회와 학생 보호대책 함께 마련해야”

교육부는 지난 4월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시정되지 않는 시설에 대해 고발 및 수사의뢰 등 법적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교육청도 지난 8월 일부 미인가 국제교육시설을 대상으로 시정 요구에도 학교 형태의 운영을 계속할 경우 이르면 10월 말 경찰에 고발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내 미인가 국제교육시설은 약 130곳, 학생 수는 약 2만 6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학부모 설문에서도 폐쇄 시 ‘국내 대체 기관이 없다’는 응답이 82.6%, ‘해외 유학을 택하겠다’는 응답이 40%에 달했다.

다교정은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할 때, 일률적인 형사고발과 폐쇄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따라서 처벌 위주의 단속을 즉각 멈추고, 시정 가능성 검토와 충분한 소명 기회를 통해 제도권 안으로 연착륙할 수 있는 등록 전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국제교육과정 등록 제한, 헌법상 교육 자주성과 진로 선택권 박탈”

현행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은 ‘외국 대학 입학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시설’, ‘주된 언어가 외국어이거나 외국어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 등을 대안교육기관 등록 제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교정은 “해당 조항들이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과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명백한 ‘반헌법적 독소조항’”이라고 비판했다.

다교정은 “글로벌 시대에 외국어를 도구로 학습하고, 더 넓은 세계 무대를 바라보며 해외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것이 도대체 왜 국가로부터 규제와 배제를 받아야 할 문제인가”라는 반문했다. “외국어를 교육 매체로 채택하는 것은 각 교육기관의 고유한 건학이념이자 전문적 재량의 영역이며,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제4항이 명시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가가 수업 언어의 비중을 잣대 삼아 학교의 법적 지위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획일적인 국가주의 통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생들이 미래를 설계하며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는 헌법상 보장된 학생의 ‘자아실현의 권리’이자 ‘행복추구권’, 그리고 학부모의 ‘교육 선택의 자유’에 속한다”며 “그럼에도 교육의 결과값에 불과한 ‘진학지’를 근거로 교육기관의 존립을 가로막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를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과도한 공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다교정은 “미국 연방대법원 역시 100년 전(1923년 Meyer 판결) 이미 국가가 특정 외국어 교육을 이유로 운영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시했다”며 “우리 법안이 외국어 사용과 해외 진학을 이유로 2만 6천여 명 학생들의 배움터를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고 범죄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자 반헌법적인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는 획일적인 잣대로 학생들의 꿈을 가로막지 말고, 제5조 제2항의 독소조항을 즉각 폐지해 국제교육과정의 다양성과 교육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교육의 다양성은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상고 기자
다교정은 기자회견에서 국회와 정부, 교육청을 대상으로 아래와 같이 다섯 가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①대안교육의 자율성과 부모의 교육선택권 보장(‘사회통념’ ‘정치적 편향성' 등 모호한 검열 기준 삭제) ②무분별한 형사고발·수사의뢰 방침 전면 재검토(추가 고발 유보 및 제도권 연착륙을 위한 소명·시정 기회 보장) ③반헌법적 등록 제한 독소조항 철폐 및 교육의 자주성·진로 선택권 보장(외국어 사용 및 해외 진학 배제 조항 폐지와 국제교육과정 등록 법률 개정) ④‘처벌과 폐쇄’에서 ‘등록 지원과 학생 보호’ 중심의 정책 전환(충분한 전환 유예기간 및 2만 6천 명 학생의 학습권 보호대책 마련) ⑤학부모·교육현장 의견수렴과 실효성 있는 법·제도 개선 착수(지역별 등록 심의 현황 공개 및 민·관·학 협의체 구성)

다교정은 “국가는 학생의 안전과 기본적인 교육 여건을 관리할 책임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교육의 자율성과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다교정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국회는 국가의 교육 독점이 아닌 교육의 다양성과 자유를 보장하는 입법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적성과 신념에 맞는 교육을 받을 권리, 부모가 자녀를 위한 교육을 선택할 권리는 어떠한 이유로도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 11월 7일 서초역서 제2차 국민대회

다교정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대안교육기관의 등록제도와 교육선택권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확대하고, 오는 11월 7일 오후 1시 서울 서초역 8번 출구에서 ‘다음세대 교육권 정상화를 위한 제2차 국민대회’를 개최한다.

국민대회의 표어는 “교육은 국가의 것이 아니다!”이다. 다교정은 이번 대회를 통해 부모의 교육선택권과 학생의 학습권, 교육기관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입법과 행정제도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다교정은 앞서 지난 7월 23일 국회의사당 본관 계단 앞에서 1차 국민대회를 개최했던 바 있다.

다교정은 “학생의 학습권과 부모의 교육선택권, 교육의 다양성이 함께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회와 정부의 구체적인 제도 개선과 시민사회의 관심을 촉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안교육기관 관련 법·제도의 변화를 면밀히 살피고, 부모의 교육권과 종교의 자유, 교육의 자율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