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초등학생 제자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담임교사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도 그대로 유지됐다.
부산 강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4학년 담임을 맡았던 A씨는 2024년 4월 1일부터 22일까지 B(9)양에게 다른 학생들 앞에서 학습 능력을 비하하는 발언을 10차례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급우들 앞에서 말을 못 하는 피해 아동에게 “바보냐”라고 하거나, 일기를 쓰던 아동에게 “공부를 그렇게 못하면 어짜노, 너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서는 피해 아동의 모친이 가방에 넣어 둔 녹음기로 녹음한 파일의 증거 능력이 쟁점이 됐다. 법원은 해당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 아동의 일기장과 어머니의 진술, 같은 반 급우들의 진술과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 유죄를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의 기분대로 특정 학생을 다른 학생들 앞에서 대놓고 모욕, 멸시, 질타해가면서 그야말로 무형의 교편을 휘둘렀다”고 밝혔다.
2심은 기소된 발언 10건 가운데 1건을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단하고, A씨가 약 23년 동안 성실하게 교직 생활을 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 등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