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대신 배우자에 시술 위험 설명…법원 "손해배상해야"

의료진이 시술에 따르는 위험성을 환자 본인에게 직접 알리지 않고 배우자에게만 설명했다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3단독 김유진 부장판사는 사망한 환자 A씨의 자녀들이 병원 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363만6363원을 지급하라며 지난달 2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2년 10월 불안정 협심증으로 입원해 관상동맥조영술을 받던 중 혈관 협착이 확인돼 풍선확장술과 스텐트 삽입술 등 중재술을 받았다. 그러나 시술 직후 중환자실로 옮겨지던 중 심인성 쇼크가 발생했고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숨졌다. 유족은 의료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의료상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설명의무 위반은 지적했다. 시술 전 동의서에는 배우자가 서명했고 환자 심신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 명백하다는 사유가 적혀 있었다. 병원 측은 환자가 두려워할 것을 우려한 배우자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A씨가 입원 서류를 스스로 작성할 정도로 의식이 뚜렷했고 심신 악영향에 대한 의학적 근거도 없었다고 짚었다. 김 부장판사는 “환자가 부작용이나 사망 가능성에 관한 설명을 듣고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환자 본인에 대한 설명을 생략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