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65주년 윤항기 목사 "고난이 행복 바탕"

윤항기 원로 가수 겸 음악 목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예술사관실용전문학교에서 데뷔 65주년 헌정 콘서트를 앞두고 지난 여정의 고난과 은혜를 돌아보는 소회를 전했다.

1942년 10월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 85세인 그는 1959년 12월 미8군 쇼단 '에이원 쇼'를 통해 대중음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초 데뷔 70주년을 기약하려 했으나, 2년 전 조항조와 최백호가 권유하면서 65주년 헌정 무대를 열게 됐다. 서유석, 장미화, 김수희, 유현상, 전영록, 인순이, 소찬휘 등 후배 가수 10팀과 기타리스트 최희선이 동참한다. 작곡가 김기표가 이끄는 팝스밴드가 연주를 맡는다.

그의 음악은 유년기의 아픔 속에서 싹을 틔웠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여동생 윤복희와 헤어진 뒤 미8군 무대에서 잡일을 돕는 '쇼리'로 지냈다. 그러다 진 빈센트의 '비밥바룰라'를 부르며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1960년에는 “먹여주고 재워주며 기초 화성학과 대위법을 공짜로 가르쳐주는 유일한 음악학교”라 여긴 해병대 군악대에 자원입대했다.

이후 1963년 해병대 연예대에서 김홍탁, 차도균 등과 뜻을 모아 이듬해 국내 첫 록 밴드 '키보이스'를 창단했다. '그녀 입술은 달콤해'와 '정든 배'를 발표했다. 이어 '윤항기와 키브라더스'를 거치며 1970년 '별이 빛나는 밤에'를 시작으로 '장미빛 스카프',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 등 수많은 명곡을 선보였다.

1980년대 이후 약 30년간 음악 목사로 사역한 그는 2014년 대중 곁에 돌아왔다. 이번 헌정 무대 수익금 일부는 전쟁고아와 다문화가정을 위해 내놓을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윤 목사는 인터뷰에서 “85년 세월을 돌아보면 너무 힘들고 아프고 후회스러운 굴곡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고난을 지나와 보니, 아픔이야말로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가장 큰 행복의 바탕이었습니다. '내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어준 '여러분 덕분에' 행복하다는 고백을 이 황혼의 길목에서 나눌 수 있어 더없이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했다.

후배들이 바치는 무대에 서는 감격도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늘 내 노래를 내가 직접 불러왔지, 다른 가수가 부르는 내 노래를 객석에 앉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어요. 이번 공연은 제 인생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귀한 선물입니다. 후배들이 대신 불러주는 노래를 들으며 지난날을 돌아볼 생각을 하니 무지무지 편안하고 설렙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후배들이 '형님, 이 나이에 어떻게 내년을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하더군요. 그 말이 맞았습니다. 내일을 알 수 없는 황혼의 문턱에서 받는 헌정곡 제목도 마침 '이 나이에도'입니다.”라며 일각의 은퇴설에 대해 “제 목소리가 나오는 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숨이 붙어 있는 한 제게 은퇴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헌정 콘서트 '여러분 덕분에 나는 행복합니다'는 오는 10월 24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