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교황 레오 14세는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야외 미사를 집전했다. 공식적인 세속국가인 프랑스의 중심부에 80만 명의 인파가 모여들며 거대한 축제의 장이 열렸다. 이는 세속화 흐름 속에서도 가톨릭교회의 영향력이 굳건히 이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교황청은 이날 행사에 당초 사전 등록한 인원보다 20만 명 더 많은 80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프랑스에서 성인 세례자가 2016년을 기점으로 세 배 늘어나 올해 1만 3000명에 이른 통계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미국 출신인 레오 교황은 전용 차량 포프모빌을 타고 샹젤리제 대로 약 2㎞ 구간을 이동했다. 황금색 십자가가 세워진 콩코르드 광장 대형 무대 주변에는 가톨릭 신자는 물론 타 종교인과 무종교인까지 함께 모여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군중이 수십 명의 아기와 어린아이를 데려오자 교황은 차량을 타고 지나가며 이들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 교황은 전날 2019년 화재 이후 복원된 노트르담 대성당을 처음 방문해 기도하며 이번 일정을 시작했다.
레오 교황은 신앙을 내부에만 머물게 하지 말고 이웃에게 전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그는 강론에서 “생수가 흘러넘치게 해서 여러분이 만나는 사람들이 새 힘을 얻고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라”며 “아름다운 도시 파리에서 성령의 생수가 프랑스 전역으로 흘러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당부했다. 프랑스 가톨릭 신자들을 향해서는 세속 사회라는 “가시덤불 가운데서” 신앙을 굳게 지켜낼 것을 호소했다. 앞서 이날 오전 파리 가톨릭대학 강론에서도 “성령이 밤의 어둠 속에서 피워낸 작은 불꽃과 가시덤불 속에서도 자라려고 애쓰는 작은 씨앗을 우리가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콩코르드 광장 미사를 마친 교황은 프랑스 남부 루르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수많은 가톨릭 순례객이 찾아오는 대표적인 성지 가운데 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