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에서 돌보던 길고양이를 붙잡아 멀리 떨어진 곳에 방사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면치 못했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정진화)는 23일 동물학대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A(37)씨가 낸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내려진 벌금 500만원이 유지됐다.
그는 작년 3~4월 무렵 전남 광양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일대에서 여덟 번이나 이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간식과 포획틀을 이용해 고양이들을 꾀어낸 뒤 차 트렁크에 가뒀고, 이튿날 9㎞ 밖 공원에 풀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뉴시스]
또한 범행 이후 중고거래 앱에 이주 과정을 공유하며 비하 표현을 쓰기도 했다. 앱 게시판에 “길고양이 이주방사 3번째”라는 글을 올리고 길고양이를 “털바퀴”, 캣맘을 “털바퀴맘”으로 지칭했다.
법정에서 A씨는 “고양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긴 것일 뿐 동물학대의 고의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1심은 “기존 서식지에서 주민들의 먹이를 받아 생활하던 영역 동물인 고양이들을 멀리 떨어진 공원으로 옮겨 사냥터와 짝짓기 장소, 휴식 공간 등 생존에 필요한 영역을 잃게 해 생존과 번식을 위협하고 고통을 준 행위”라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 판단을 따랐다. 재판부는 “고양이들이 사람에게 제공받는 먹이에 의존해 살아온 사실을 알면서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해 포획했다. 옮긴 공원에서는 기존 방식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