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뛴 조카 용돈 부담…일상 소비마저 줄인다

추석을 앞두고 훌쩍 뛴 조카 용돈 탓에 일상 소비마저 줄이는 등 경제적 압박을 겪는 시민이 적지 않다. 고물가 기조에 친척 간 비교 심리까지 겹치면서 명절 용돈 기준액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시민들 사이에서는 초등학생에게 3만~5만원, 중·고등학생에게 5만~10만원 정도를 줘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됐다. 아이들 수가 많을수록 지출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한 아이에게 5만원씩 쥐여 주더라도 세 명일 때 15만원, 네 명이면 20만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문도원(23)씨는 이번 추석에 고등학교 1학년 조카 2명과 중학교 1학년 조카 1명에게 각각 5만원씩 총 15만원을 줄 계획이다. 문씨는 “15만원이 빠져나가면 그달에는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배달 주문 횟수를 줄이거나 사고 싶은 물건이나 옷을 다음 달에 사고, 문화생활 지출도 줄이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액수를 결정할 때 친척들과 형평성을 따지거나 큰 단위로 금액을 맞추려는 심리도 작용한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백지원(27)씨는 “용돈을 1만원 단위보다는 5만원 단위로 주게 된다”고 말했다. 귀성 교통비나 명절 선물 등 다른 비용까지 더해지면 씀씀이는 더욱 커진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모(44)씨는 “부모님 용돈도 드려야 하고 명절에 내려가서 쓰는 돈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경기 김포시에 사는 직장인 강지희(29)씨도 명절 지출에 대해 “부담된다”며 “물가와 아이의 기대치, 내 주머니 사정을 모두 신경 쓰는 편”이라고 밝혔다. 5살 조카에게 5만원을 줄 예정인 직장인 전예지(27)씨는 “초·중·고등학생 모두 5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아직은 조카가 어려 부담되지 않지만 앞으로 조카가 더 생기면 조금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용돈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김원식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에 비례해 매년 올라간다기보다 스텝 형식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동안 1만원 정도를 주다가 몇 년 지나면 2만원이 되는 식으로, 결국에는 물가를 반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