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태만하게 한다'는 이유로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2명에게 소화기를 무차별적으로 분사한 60대 고용주가 경찰에 입건돼 충격을 주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이주노동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겪는 인권 침해의 어두운 단면을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난 2026년 09월 19일 오후 6시께 전남 고흥군 한 이주노동자 숙소에서 60대 고용주 A씨는 피해 이주노동자들이 '일을 태만하게 한다'고 판단해 소화기를 분사하는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폭행 혐의로 입건돼 전남 고흥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2026년 09월 23일 경찰이 발표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에 대한 노동계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는 지난 2026년 09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경찰, 고용노동부에 ▲근로기준법 위반 가해 선주 즉각 구속 수사 ▲해당 사업장 소속 이주노동자 전원의 사업장 변경 즉각 허용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 자유 전면 보장 및 노동허가제로의 전환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현행 고용 시스템이 이주노동자들을 폭력에 취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고용주에 의한 폭행 사건은 우리 사회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열악한 현실과 인권 사각지대를 다시금 환기시킨다. 이들은 우리 경제에 필수 노동력을 제공하지만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사업장 변경의 어려움이 부당한 대우를 감내하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법적 처벌은 물론, 이번 사건을 개별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정부와 고용노동부가 노동계 요구에 귀 기울여 이주노동자 인권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시급히 추진해야 할 때이다. 이주노동자들이 동등한 존엄성을 가진 노동자로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