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젠더혁신정책’을 국가 학술지 평가기준에 반영한 것은 “현행 법률상 ‘성별’의 개념적 범위를 벗어난 자의적 해석이자 법률적·과학적 근거가 결여된 행정적 오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조치가 궁극적으로 특정 성적 지향(LGBTQ+) 옹호 정책으로 변질될 위험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6월 1차 그들의 기자회견 이후 참여 단체들과 이루어진 면담에서 “젠더혁신 투고규정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며, 단순히 그 유무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그러나 해당 착안점이 속한 ‘연구(출판)윤리 강화활동의 구체성 및 엄정성’은 10점이 배정된 항목과락 대상”이라며 “한국연구재단의 공식 안내에도 항목과락 적용 항목 중 하나라도 0점을 받으면 총점과 관계없이 탈락 처리된다고 명시되어 있다”고 했다.
또한 “평가위원 중 한 명이라도 0점을 부여하면 학술지인증위원회 심의를 거쳐 탈락될 수 있으며, 등급 취소 및 차년도 실태점검 대상이라는 치명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단체들은 “학술지 인증 여부는 관련 학술단체에 매우 중요하며, 학술지 투고 실적은 연구자의 임용·승진·연구비 수혜와 직결된다”며 “결국 학술지들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투고규정을 개정하게 되고, 이는 연구 논문의 투고 기준으로 이어져 특정 관점이 장려되거나 위축되는 ‘학문의 자유 침해’로 직결된다는 지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참여단체 관계자는 “이러한 치명적 과락 구조를 만들어 놓고 ‘단순 권고 및 참고 사항’이라고 해명하는 것은 학계와 국민의 판단력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단체들은 학술 연구에서 필요한 것은 남녀 생물학적 차이에 기반한 ‘성차의학(Sex-based analysis)’이지, 개인이 주관적으로 정의하는 수십 가지 성정체성을 포괄하는 이념적 용어 ‘젠더(Gender)’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과학적·법적·국제적 기준으로도 불명확한 개념을 국가 평가권력으로 강제하는 것은 기초적인 개념 구분조차 결여된 행정적 과오이며, 학문의 진실성과 자유를 지켜야 할 평가체계가 도리어 이념적 규정을 강요하며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단체들이 지난 7월 교육부 앞에서 2차 기자회견을 가진 뒤, 한국연구재단은 뒤이어 학계 의견수렴을 거쳐 관련 기준을 재정비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두 달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 조사 대상, 표본, 질문 내용, 일정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단체들의 면담 요청 역시 거부된 상태라고 단체들은 전했다.
이들은 “의견수렴과 설문조사는 조사대상과 표본, 질문방식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기에 정책 도입을 주도하거나 지지해 온 일부 분야 연구자만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학계의 의견’이라고 발표한다면 그것은 의견수렴이 아니라 결론을 정해놓은 절차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더욱이 현재 2026년도 학술지인증 평가 심사는 하반기 내내 진행 중이며 12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며 “문제가 된 평가착안점을 그대로 둔 채 올해 평가를 완료한 뒤 재정비하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사후약방문’이자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했다.
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연구재단에 아래 4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2026년도 학술지인증 평가의 ‘연구(출판)윤리 강화활동의 구체성 및 엄정성’ 항목에서 “젠더혁신정책 투고규정을 반영하고 있는가?”라는 평가착안점을 즉각 삭제하라!
△해당 규정을 반영하지 않은 학술지에 대해 감점, 과락, 탈락, 실태점검 등 어떠한 불이익도 발생하지 않도록 전체 평가위원들에게 ‘명시적’으로 즉시 통보하라!
△약속한 ‘학계 의견수렴 및 재정비 과정’의 대상, 표본, 질문지, 일정 등을 전면 공개하고, 올해 평가 결과가 확정되기 전에 재정비를 완료하라!
△비과학적이고 이념적인 ‘젠더(Gender)’ 용어 사용을 중단하고, 법률과 과학 표준에 부합하는 ‘생물학적 성별(Sex)’에 입각하여 정책을 재정립하라!
한편, 이날 길원평 교수(한동대 석좌, 진평연 집행위원장)가 ‘젠더혁신정책 투고규정’ 반영 여부를 평가착안점에서 삭제할 것을 촉구하며 삭발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