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미프진' 도입, 생명의 가치 시험대에 오른 교회

정부가 2027년 초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예고하면서, 대한민국은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째 이어져 온 '여성 건강권'과 '태아 생명권' 논쟁의 새 국면에 직면했다. 생명 존엄성이라는 기독교적 가치가 시험대에 오른 지금, 한국교회는 이 중대한 문제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

지난 9월 16일, 정부는 성평등가족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등 관계부처 주관으로 임신중지 약물, 이른바 '미프진'을 정식 도입하기로 발표했다. 식약처는 현대약품이 2024년 12월 수입품목 허가 신청한 '미프지미소정'을 심사 중이며, 이 약물은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함께 사용해 임신 63일(9주) 이내 사용을 전제로 한다. 식약처는 이르면 2027년 1분기 국내 도입을 목표로 하며, 부작용 및 안전성 이유로 초기 2년 동안은 의료기관 내 의사 직접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째 지속된 후속 입법 공백과, 2021년부터 효력을 잃은 낙태죄 조항 속에서 이루어졌다. 이에 사회 각계에서는 엇갈린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여성계는 정부의 도입 결정을 환영하며 접근성 확대를 요구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와 한국여성민우회 등은 임신 9주 이내 사용, 의료기관 내 처방·조제 등 제한 완화는 물론 건강보험 급여화, 청소년 보호자 동의 불요 등을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반면 종교계는 태아 생명 보호를 강조하며 도입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는 「낙태를 '질서 있게' 제도화할 뿐 본질을 바꾸지 못한다」고 비판했으며, 개신교계 비영리단체 프로라이프는 「낙태약이 태아 생명을 끝내는 약이란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생명 존엄성을 역설했다. 의료계의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도입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으나, 환자 안전과 의료인의 법적 보호를 위한 응급의료 체계 및 법적 장치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2026년 7월 14일 국무회의 지시 이후 정부 발표까지 찬반 당사자 공개 토론 등 공론화 절차가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의 성급한 결정을 우려했다. 나영 '셰어' 대표와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등은 갈등 자체보다 제도적 접점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7년 초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앞두고, 한국교회는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이는 태아 생명 보호라는 본질적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중대한 도전이다. 교회는 단순히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을 넘어 생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기도와 지혜로운 사회 참여를 촉구한다. 갈등 속에서도 생명 존엄성이라는 기독교적 원칙을 분명히 하며, 모든 생명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미래를 위한 희망의 등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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