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간 러시아 어린이 사역에 헌신한 70세 한국인 박태연 선교사의 재판이 또다시 연기된 가운데, 검찰이 그녀의 종교적 신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단순 이민법 위반 사건이 아닌 '종교 박해'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교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지난 2026년 1월 15일 체포된 박태연 선교사는 비자 만료 초과 등 3가지 이민법 위반 혐의로 구금돼 재판을 받아왔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17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당초 8월로 예정됐던 최종 판결은 연기됐고, 오는 9월 22일 반대 심문이 재개되며 최종 판결은 10월 8일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질문 중 약 70%가 박 선교사의 종교적 활동 및 신념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은 은퇴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체포된 박 선교사에게 「어린이전도협회」의 교리, 기도 내용, 심지어 선교의 핵심인 「지상대명령」의 의미까지 추궁하며 '극단주의' 프레임을 씌우려 하고 있다. 지난 7월 박 선교사 소속 '어린이전도협회'가 러시아 연방에 의해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된 것 또한 이러한 의도를 뒷받침한다. 이는 러시아 당국이 종교의 자유 박탈 사실을 국제사회로부터 은폐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는 검찰이 주장하는 '아이들을 세뇌했다'는 혐의를 현지 공개 영상으로 반박하며, 75년 이상 건전하게 활동해온 협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한국VOM은 현재 박 선교사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을 통해 한국에서 4,000여 명, 해외에서 1,000여 명 등 5,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또한 지난 4월 주한 러시아 대사관에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대한민국 외교부와 유엔(UN) 자의적 구금 실무 그룹에도 사건을 접수하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박태연 선교사 재판은 단순히 한 선교사의 개인적인 사건을 넘어선다. 이는 러시아 내 기독교 선교와 종교의 자유에 대한 탄압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지상대명령」까지 추궁당하는 상황은 선교의 본질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된다.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선교지에서의 헌신과 그 이면에 도사린 박해의 현실을 직시하게 하며, 신앙의 자유 수호를 위한 기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전 세계 선교 사역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연대를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10월 8일 이후로 미뤄진 최종 판결을 앞두고, 박태연 선교사의 석방을 위한 한국교회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가 절실하다. 이번 재판 결과가 러시아 내 종교의 자유와 선교 활동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이 분명하며, 모든 기독교인은 이 사태의 전개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