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수정 성누가병원 내과 원장은 ‘연명의료부터 안락사·의사조력자살, 기독교인의 바른 입장’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연명의료 결정과 안락사·의사조력자살의 개념을 구분하고, 생명윤리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먼저 연명의료에 대해 “회복 가능성이 없는 임종 과정의 환자에게 시행하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과정만 연장하는 의료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명의료 결정은 “자연적인 죽음을 앞둔 환자가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연명의료를 중단하거나 보류하는 것”이라며,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은 환자의 사망을 목적으로 치명적인 약물을 투여하거나 처방하는 행위라고 구분했다.
김 원장은 “성경은 하나님께서 생명을 주시고 거두시는 분이라고 말씀한다”며 “인간에게는 자신의 생명을 처분할 자기결정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생명윤리 논의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존엄사’는 가치 판단이 개입된 표현인 만큼 객관적인 용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조력사망’ 역시 합의된 의학·법률 용어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사용돼 온 ‘적극적 안락사’와 ‘소극적 안락사’라는 구분에 대해서도 최근 국제 학계에서는 비판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네덜란드 연구자들은 ‘소극적 안락사’라는 표현은 용어상 모순이라며 사용하지 않고, 연명의료 결정과 안락사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락사와 연명의료 결정은 근본적으로 다른 제도라고 강조하며, 유엔 인권이사회 장애인 권리 특별보고관이 캐나다의 안락사 제도에 대해 장애인의 생존권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 사례와, 올해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서 말기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 안락사를 허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 내용을 소개했다.
김 원장은 또 교회의 역할에 대해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정신적·사회적·영적 고통과 함께 자신의 삶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나 타인에게 짐이 된다는 감정을 경험하기도 한다”며 “교회는 이들에게 죽음 이후의 소망과 영생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생명윤리를 둘러싼 용어와 개념의 혼란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기독교는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연명의료에도 반대하지만,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하는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에도 반대한다. 성경이 말하는 것은 자연사”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요한복음 11장 25~26절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네가 이것을 믿느냐”를 인용하며 기독교인의 생명관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