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군사분계선 요새화, 우린 거꾸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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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년간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동일한 형태를 갖춘 최소 21개 건물을 건설한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 건물이 이동식 발사차량이나 다연장로켓 발사 체계, 즉 방사포의 보관 또는 정비 시설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FA이 분석한 위성사진에 의하면 약 52m 길이에 달하는 건물이 2023~2025년 개성 남쪽 소규모 북한군 기지에 각각 건설됐다. 비무장지대에서 북쪽으로 불과 수 킬로미터, 서울에선 직선거리로 약 52㎞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건물에 대해 미국의 국가안보 전문가들은 비무장지대에 인접해 있는 점에서 방사포 또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최근 군사분계선 코앞까지 철조망을 치고 지뢰를 묻는 등 ‘요새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부와 중부, 동부 등 전 전선에 걸쳐 군사분계선 이북 100미터 안쪽의 구역까지 철조망을 바짝 붙여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뢰 매설을 위해 풀과 나무를 제거하고 차량 이동이 가능한 전술 도로까지 닦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군사분계선을 침범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북한의 군사분계선 요새화 작업은 북한이 기존 분계선을 남쪽으로 밀어내는 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비무장지대를 사실상 무력 요새로 만들려는 데 목적이 있다. 북한군의 활동 반경이 남하하는 만큼, 우발적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 군의 경계 피로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평균 2㎞ 올리고, 여의도 150배 규모의 제한보호구역 해제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북한이 군사분계선 무력 요새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 반해 우리 군은 거꾸로 내년부터 군사장애물 23개를 철거하는 등 무장해제를 추진하고 있어 안보 불안이 증대되는 상황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국방분야 규제 완화대책을 발표하며 “변화된 안보환경에 대응해 군이 본연의 전투 임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선 군사시설 규제개선이 필연적 선택”이라고 했다. 북한은 북측 군사분계선을 허물어 남하하고 있는데 우리는 반대로 기존 민간인 통제구역까지 해제해 군의 활동 반경을 축소하는 게 과연 변화된 안보환경에 따른 적절한 대응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