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상원, 종교적 신념 표현 보호 조항 제외한 혐오범죄법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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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기독교 단체들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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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종교적 신념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이 보도했다.
캐나다 상원 인권위원회가 혐오범죄 관련 법안에 종교적 신념에 대한 면책 조항을 포함시키는 개정안을 부결시키면서 종교 자유 옹호 단체들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캐나다 상원 인권상임위원회는 지난 6월 1일(이하 현지시간), 보수당 소속 요나 마틴 상원의원이 발의한 ‘선의(good faith)에 따른 종교적 신념 표현’에 대한 형사상 방어 조항을 복원하는 수정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시켰다. 해당 조항은 ‘혐오 대응법(Combating Hate Act)’으로 알려진 법안 C-9에 포함될 예정이었다.

이후 상원 본회의는 6월 4일 해당 보호 조항을 추가하지 않은 채 법안 C-9를 통과시켰다. 법안은 현재 혐오 상징물 관련 별도의 수정안을 최종 심의하기 위해 하원으로 다시 넘어간 상태다.

캐나다복음주의연맹(EFC) 산하 신앙과 공공생활센터의 줄리아 비즐리 소장은 지난 5월 28일 위원회 청문회에서 “선의에 따른 종교적 신념의 표현과 실천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혐오범죄가 아니라는 점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는 접근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비즐리는 이어 현행 법안에 포함된 혐오범죄 혐의 방어 조항만으로는 정부 관계자들이 약속했던 수준의 명확한 해석 기준을 제공하지 못한다며, 최소한의 수정이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틴 의원의 수정안은 하원이 앞서 삭제한 형법 제319조 3항 (b)를 복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해당 조항은 종교적 사안에 대해 선의로 의견을 표현한 경우 혐오발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다.

반면 수정안에 반대한 상원의원들은 캐나다 권리자유헌장(Charter of Rights and Freedoms)이 이미 일반적인 종교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조항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결국 위원회는 찬성 3표, 반대 4표로 마틴 의원의 수정안을 부결시켰으며, 법안은 종교적 면책 조항이 제외된 상태로 상원 전체 회의에 상정됐다.

캐나다복음주의연맹은 위원회 표결 전까지 마틴 의원과 함께 적극적으로 로비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수정안 부결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위원회가 법안에 종교적 표현에 대한 명확성과 보호 장치를 추가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연맹은 또한 “법안이 상원으로 다시 돌아가고 최종 수정이 이루어질 기회가 남아 있는 만큼 기도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약 800명의 기독교 변호사와 법학도, 은퇴 판사 등을 대표하는 기독교법률협회(CLF) 역시 해당 법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CLF는 그동안 정책 입안자들에게 ‘혐오(hatred)’의 의미를 보다 명확히 정의하고, 선의에 따른 종교적 표현에 대한 보호를 유지·강화하며, 혐오에 의해 동기부여된 범죄가 아닌 ‘혐오를 선동하려는 의도를 가진 범죄’에 초점을 맞추도록 법안을 수정할 것을 촉구해 왔다.

CLF는 2026년 5월 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발언까지 혐오 표현으로 규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또한 다수 집단이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소수 집단의 목소리를 공적 영역에서 침묵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의견서에서 “표현의 자유 보호와 혐오 근절은 상충되는 목표가 아니라 모두 인간 존엄성을 수호한다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있다”며 “한 영역에서 인간 존엄성을 지키려는 노력이 다른 영역에서 그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간 존엄성에 대한 진정한 헌신은 진리를 추구할 자유를 보호하는 것을 포함한다”며 “그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울지라도 이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CLF는 “누군가의 진리 주장에 대한 도전이 때로는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오해될 수 있으며, 그런 발언을 쉽게 ‘혐오’라고 규정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면서도 “진리 탐구와 인간 존엄성 수호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제재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서로의 주장에 대해 대화하고 검토하며 비판할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협회는 법안이 특정 집단에 대한 적대감과 혐오를 조장하려는 표현과 단순히 사상이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표현 사이에 명확한 경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LF는 “이러한 보호 장치는 모든 캐나다인, 특히 소수 공동체가 ‘다수의 횡포(tyranny of the majority)’로부터 보호받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