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다음세대·이민교회, 하나의 문제이자 하나의 해답”

샘 라이너 목사 초청 ‘미주 한인 교회 진단과 미래’ 세미나 열려

“정체된 교회, 경계를 넘어 지역과 다음 세대를 향할 때 회복 가능”
북미 교회 80% 감소·정체 속 “경계를 넘는 복음 사역 회복해야”
정체 위기의 북미 교회, “어떤 교회도 죽을 필요는 없다”

샘 라이너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미주 기독일보
지난 6월 2일(현지 시간) 미국 LA 코리아타운 아로마센터 5층 더원 이벤트홀에서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김은목 목사) 주최로 Church Answers 대표 샘 라이너 목사를 초청해 ‘미주 한인 교회 진단과 미래’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네 개의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각 세션마다 강의 후 질의응답을 통해 현장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라이너 목사는 각 섹션에서 ‘위기에 선 교회’, ‘정체에서 성장의 기대로’, ‘이민교회의 현실과 기회’, ‘AI와 교회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회는 송금관 목사(제56대 남가주 교협 부회장)가 맡았고, 김은목 목사의 환영사와 충현선교교회 국윤권 목사의 기도 후 첫 세션이 시작됐다.

“어떤 교회도 죽을 필요는 없다”

제1강에서 샘 라이너 목사는 ‘벼랑 끝에 선 교회: 향후 10년을 좌우할 핵심 트렌드’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24세 때 켄터키 시골, 성도 6명의 작은 교회에 부름을 받았던 경험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야외 화장실을 사용하던 그 교회는 재정도 거의 없고, 에어컨도 없는, “사람 수보다 문제 수가 더 많은 교회”였지만,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서 성도 6명의 교회가 40명 규모로 회복되는 은혜를 경험했다고 소개했다.

라이너 목사는 이 경험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도 구원하실 수 있다면, 어떤 교회도 다시 살리실 수 있다”며 “어떤 교회도 죽을 필요는 없고, 모든 교회는 성장할 수 있다”는 두 가지 확신을 갖게 되었다며, 이 두 확신이 이날 강의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사명이 “벼랑 끝에 선 교회를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었다며, 비록 시골의 작은 교회가 ‘메가 처치’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건강을 회복해 다시 사역하는 교회로 세워지는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교회, 정체와 감소의 구조적 문제

‘미주 한인교회 진단과 미래’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미주 기독일보
이어서 북미 교회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그는 “약 80%의 교회가 정체 상태이거나 감소하고 있다”며 “이는 특정 지역이나 특정 문화권의 문제가 아니라, 북미 전역, 다양한 지역과 문화권의 교회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구조적(systemic) 문제”라고 밝혔다. 동시에 이 교회들은, "매우 연약하면서도, 이상할 만큼 끈질기다"며, "손톱으로 벼랑 끝을 붙잡고 있는 교회"라고 표현했다.

북미 교회 쇠퇴의 원인: 전도의 상실

라이너 목사는 정체 상태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부인의 단계에서 벗어나, 문제를 인정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북미 교회가 쇠퇴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복음 전도’의 상실을 지적하며, “지속적으로 전도를 강조하고 실천하는 교회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과거 여러 전도 프로그램들이 폐지된 이후, 전도의 습관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수십 년간 미국 교회에서 나타난 변화도 통계로 짚어 보았다. 라이너 목사는 “지난 25년 사이 미국 교회의 중간 교회 규모(median church size)는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며 “2000년 평균적인 교회가 약 137명 규모였다면, 지금은 70명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은 교회라도 선하게 쓰임 받을 수 있지만, 분명 트렌드 자체는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교회는 여전히 필요하다”…교회 밖 사람들의 인식

라이너 목사는 교회 밖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도 소개했다. Church Answers가 진행한 미국 비신자·비교회인(un-Churched) 대상 연구에 따르면,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 약 60%는 “교회라는 개념 자체는 지역사회에 유익하다”고 응답했다. 그는 “대다수는 조심스럽거나, 무관심하거나, 과거와의 연결이 끊어졌을 뿐”이라며 “여전히 교회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신의 동네에 있는 실제 교회들에 대해서는 평가가 크게 달라진다. 라이너 목사는 “비신자들은 ‘교회라는 개념’에는 호의적이지만, 자신이 사는 지역의 구체적인 교회들에 대해서는 신뢰와 호감도가 훨씬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교회가 오늘날 사회에서 별로 관련성이 없다’고 느끼는 반면, 오히려 교회 밖 사람들이 교회의 사회적 필요성과 관련성을 더 높게 평가하는 조사 결과도 있다”며 “이는 지역사회 안에서 신뢰를 회복하려는 교회의 노력 여하에 따라, 오히려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계를 넘는 교회, 성장 기대의 문화를 세우라

‘미주 한인교회 진단과 미래’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주 기독일보
제2강 ‘교회의 문화를 정체에서 성장의 기대감으로 전환하는 방법’에서 1강에서 제시된 위기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모든 교회는 하나님께서 경계를 넘도록 디자인하셨다”며, 지정학적·인종적·언어적·문화적·세대 간 경계를 넘어 복음을 전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들은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국경을 넘는 타문화권 선교사로 부름을 받지만, 우리 모두는 ‘우리 집에서 이웃집으로 걸어 나가는 선교사’”라며 “하나님이 우리 앞에 누군가를 두셨다면, 그가 누구든 예수님을 전해야 한다”고 도전했다.

라이너 목사는 정체된 교회 문화를 ‘성장의 기대가 있는 문화’로 바꾸기 위한 7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성공을 재정의할 것을 제안했다. 단기적인 숫자나 결과 지표보다, 복음 전도를 위한 시도와 노력 같은 ‘선행 지표(leading indicators)’를 성공의 기준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둘째, 작은 변화의 신호를 크게 축하하라고 권면했다. 누군가 전도를 위해 작은 한 걸음을 내디뎠다면, 그 자체를 온 교회가 기뻐하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기꺼이 헌신하는 소수와 함께 일하라”고 말했다. 단 두세 가정, 서너 명이라도 자원하는 이들과 먼저 시작하면, 성장의 열매가 보이기 시작할 때 뒤늦게 동참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넷째, 지속적이고 질 높은 프로그램과 정기적인 리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야구나 축구 코치가 연습에 꾸준히 나올 것을 요구하듯, 영적 성장에도 주기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며 “한 달에 한 번 500명이 모이는 것보다, 매주 100명이 꾸준히 모이는 것이 훨씬 더 건강하다”고 말했다.

다섯째, 다음 세대 사역에 재정과 자원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을 주문했다. 라이너 목사는 “가장 어린 세대에 초점을 맞춘 사역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며 “많은 교회가 어린이·청소년 사역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여섯째, ‘환대(hospitality)’를 작은 교회의 강점으로 활용하라고 제안했다. 그는 “사람들은 다저스 스타디움을 가면서 환대를 기대하지 않지만, 작은 교회는 큰 교회보다 더 따뜻한 환대를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곱째, ‘선물 주기 전략(Gift-Giving Strategy)’을 통해 성도들이 이웃에게 건넬 작은 선물을 준비하게 하라고 했다. 이 작은 선물이 이웃집 문을 두드리고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너 목사는 로마서 10장 15절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말씀을 인용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그는 “기독교 신앙은 머리로 성경을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발을 움직여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체되어 움직이지 않는 교회는 결국 불순종하는 교회”라고 지적했다. 이어 “머리로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제 발을 움직이십시오”라고 한인 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힘주어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