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서대학교(총장 최정권)가 개교 74주년을 맞아 동문과 지역사회 교회를 섬기기 위한 목회자 초청 설교세미나를 개최했다.
‘AI 시대, 설교의 본질을 묻다-텍스트의 디테일에서 강단의 메시지까지’를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는 지난 1일 한국성서대학교 갈멜관 305호와 로고스홀에서 열렸다. 한국성서대학교가 주최하고 한국성서선교회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한국성서대학교 동문 목회자와 노원구 지역사회 교회 목회자 및 사역자 등 약 180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설교 준비와 목회 현장에 빠르게 활용되는 상황 속에서 설교자가 붙들어야 할 말씀의 본질과 강단의 책임을 함께 성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교 측에 따르면 접수는 시작 3일 만에 마감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행사는 박태수 교수의 개회기도에 이어 최정권 총장(한국성서대학교)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최 총장은 환영사에서 설교자가 빠지기 쉬운 ‘동일성의 함정’을 언급하며 “설교자는 익숙한 언어와 방식에 머무르지 말고 위로부터 들려오는 하나님의 음성 앞에 새롭게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세미나가 영적 갈증을 가진 설교자들에게 말씀 앞에 다시 서는 은혜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첫 번째 강의는 김희석 교수(총신신대원 구약학)가 ‘언약신학의 관점에서 본 구약주해 방법론: 시편 88편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김 교수는 구약 본문 해석이 단순한 본문 설명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언약신학의 흐름 안에서 이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편 88편을 중심으로 탄식시의 구조와 정경적 의미를 설명하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는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연결해 구약 설교가 복음으로 이어지는 길을 제시했다.
이어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담임)가 ‘AI 시대의 설교와 설교자: 하나님께 받은 설교는 어떻게 형성되는가’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송 목사는 “AI가 설교 자료와 원고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말씀 앞에서 무너진 양심과 한 영혼을 향한 목자의 눈물, 본문 앞에서 오래 머문 설교자의 떨림은 대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AI 시대일수록 설교자의 자리는 더 무거워진다”며 “설교자는 설교문을 생산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씀 앞에서 먼저 설득당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강의에서는 김지찬 교수(전 총신신대원 교수)가 ‘좋은 설교하려면 디테일에 승부를 걸라’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설교는 성경 본문에 대한 설교자의 평론이 아니라 본문 자체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며 “설교자는 말하기 전에 먼저 본문을 듣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창세기 14장의 아브라함과 멜기세덱 본문을 예로 들며 단어와 구조, 반복과 문맥 등 본문의 세밀한 요소들이 설교의 깊이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강의는 강규성 교수(한국성서대학교)가 ‘주해와 신학, 그리고 적용 질문의 융합: 하나의 메시지를 세우는 설교 플롯’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강 교수는 설교자가 본문 주해와 신학적 정리, 청중을 향한 적용 질문을 별개로 다루지 말고 하나의 메시지 안에서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교 플롯은 단순한 원고 배열이 아니라 본문이 가진 신학적 흐름을 따라 청중을 말씀의 자리로 이끄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행사 후 진행된 만족도 조사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총 61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세미나 전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54점을 기록했으며 평균 긍정 응답률은 93.4%로 나타났다. 특히 ‘설교 사역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다’는 문항은 긍정 응답률 100%를 기록했다.
참석자들은 “AI 시대 설교자의 자세와 태도를 깊이 생각하게 됐다”, “설교 주해의 실제를 풍성하게 배울 수 있었다”, “본문을 다루는 법과 AI 활용의 명암을 함께 생각할 수 있어 유익했다” 등의 소감을 전했다.
한국성서대학교는 “이번 세미나는 AI가 설교문을 작성할 수 있는 시대에 설교자가 무엇으로 강단에 서야 하는지, 말씀 앞에서 어떤 사람으로 빚어져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동문 목회자와 지역교회 목회자들이 함께 배우고 교제하며 한국교회의 건강한 강단 회복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