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탈종교화… 기독교 다음 세대 위기 극복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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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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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한림원, ‘한국교회와 다음 세대’ 주제 학술대회 개최
한국기독교한림원 제9차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한림원(이사장 조용목 목사, 원장 정상운 박사)이 29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은혜와진리교회에서 ‘한국교회와 다음 세대’라는 주제로 제9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황덕형 박사(서울신학대학교 총장)가 좌장을 맡은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정기 박사(고신대학교 총장), 이은선 박사(안양대학교 명예교수), 임성택 박사(전 강서대학교 총장)가 각각 발표했으며, 이승구 박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남송 석좌교수)가 종합 논평을 맡았다.

또 하주헌 교수(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 기도와 정상운 박사의 개회사, 조용목 목사의 신입회원 위촉장 수여 순서도 마련됐다. 발표와 논평이 마무리 된 후 박응규 박사(한국기독교한림원 총무, 아신대학교 명예교수)의 광고와 박명수 박사(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의 폐회기도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한국기독교한림원 원장인 정상운 박사는 개회사에서 초기 선교사들이 교육과 의료 등의 선교를 펼치며 우리나라 근대화에 기여하는 등 기독교가 대한민국 발전에 크게 공헌했음을 상기시켰다. 정 박사는 그러나 오늘날 다음 세대 감소 등 한국교회 침체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한림원 원장인 정상운 박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정 박사는 “다른 변수가 없는 한 갈수록 한국교회 교인 감소 추세는 두드러질 것”이라며 특히 다음 세대 감소 원인으로 저출산과 탈종교화 현상, 신앙 계승 단절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한국교회는 양적 성장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질적 성숙과 교육목회로의 대전환을 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한국교회가 직면한 다음 세대 위기는 개별 교회나 단체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서로 힘을 합치고 연대해 대응해야 한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공동체성과 연대성을 회복해 복음 위에서 단일대오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와 가정, 세대와 세대 잇는 통전적 목회철학을”

이날 첫 발표를 맡은 이정기 박사는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 목회’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한국교회가 직면한 다음세대 위기의 원인과 대안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한국교회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과 탈종교화, 교회학교 붕괴 수준의 신앙교육 부실, 청년층 이탈, 세대 간 단절 등 복합적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세속화와 관계 단절, 신앙교육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특히 청년층의 교회 이탈 현상과 관련해 “Z세대는 교회 권위주의 문화와 기성세대의 신앙 태도에 반발하며 교회를 떠나거나 ‘가나안 성도’로 남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다음 세대를 “단순한 연령 집단이 아니라 신앙의 계승과 교회의 미래를 책임질 영적 후손”이라고 정의하며, 유아·아동·청소년·청년층은 물론 부모 세대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한국교회의 대안으로 △가정-교회 연계 모델 확립 △세대통합 신앙공동체 구축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목양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그는 “부모를 가정의 목회자로 세우는 부모 교육목회가 병행돼야 한다”며 “신앙교육의 주도권을 교회에서 가정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령별로 분절된 교육 시스템은 세대 간 영적 단절을 초래했다”며 “전 세대가 함께 예배하고 삶을 나누는 세대통합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온라인 사역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메타버스와 AI, SNS 플랫폼 등을 활용한 교육목회가 필요하다”며 “주일 중심의 일회성 만남을 넘어 일상 속에서도 복음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박사는 생애주기별 교육목회도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교육은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영유아기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를 포괄하는 신앙공동체적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2030세대에 대해서는 “개인주의 성향과 불안정한 경제 상황, 신앙 유동성 등이 특징”이라며 △소그룹 활성화 △온라인·오프라인 융합예배 △정신건강 및 상담사역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4050세대에 대해서는 “교회의 허리 역할을 감당하지만 직장과 가정, 교회 봉사 사이에서 소진을 경험하고 있다”며 “영적 돌봄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고, 6070세대에 대해서는 “신앙 유산을 전수하는 중요한 세대”라며 “멘토링 프로그램과 세대통합 예배 등을 통해 다음세대와 연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다음세대를 위한 생애주기별 교육목회는 단순히 교회학교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성도들의 전 생애에 걸친 신앙형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교회와 가정,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통전적 목회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선교단체들의 다음 세대 양육 방식

학술대회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황덕형 박사(좌장), 이정기 박사, 이은선 박사, 임성택 박사, 이승구 박사 ©김진영 기자

이은선 박사는 ‘교회 밖 조직들의 다음 세대 양육’을 주제로 한 두 번째 발표에서 CCC와 네비게이토, 예수전도단(YWAM), 죠이선교회, UBF 등 주요 대학생 선교단체들의 다음 세대 양육 방식을 분석했다.

이 박사는 “대학생 선교단체들은 공통적으로 복음전도와 제자양육, 지도자 배출을 목표로 단계별 훈련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성경공부와 공동체 훈련, 인격 형성, 리더십 개발 등을 포함한 장기적 양육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CCC는 ‘순모임’이라 불리는 소그룹 중심 제자훈련을 통해 전도와 양육, 리더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4영리’와 전도제자훈련원(EDI), 새생명훈련과정(NLTC) 등을 통해 현장 중심의 복음전도와 평신도 지도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네비게이토선교회는 “그리스도를 알고 그를 알게 하라”는 모토 아래 영적 배가를 핵심 원리로 삼고 있으며, 전도·확립·무장·파송의 4단계를 중심으로 일대일 양육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예수전도단(YWAM)에 대해서는 DTS(Discipleship Training School)를 중심으로 공동체 생활과 예배, 중보기도, 전도여행 등을 통합적으로 훈련하며, 삶의 변화와 실천적 제자도를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죠이선교회는 소그룹 중심 양육과 단계별 성경연구 및 리더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UBF(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는 일대일 성경공부와 말씀 암송, 묵상훈련 등을 통해 캠퍼스 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위한 제자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박사는 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학원복음화 인큐베이팅’ 사역도 소개했다. 그는 최새롬 목사가 시작한 이 사역이 학교 안 자율 기독동아리와 예배모임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 570여 개 학교와 400여 지역교회가 연합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변화된 캠퍼스 환경 속에서도 선교단체들이 다음 세대 복음화와 지도자 양성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며 “각 단체 간 네트워크 강화와 지역교회와의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속도보다 깊이, 숫자보다 관계 중심으로”

이어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임성택 박사는 ‘탈제도화 시대 한국교회의 선교전략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특성과 탈제도화 현상 속에서 한국교회가 기존의 프로그램 중심 선교를 넘어 관계 중심 선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성택 박사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교회를 더 이상 삶의 필수 공동체로 인식하지 않고, 제도적 권위보다 개인적 경험과 수평적 관계를 중시한다”며 “기존의 설교·프로그램·이벤트 중심 선교 방식은 차세대의 실존적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 박사는 차세대의 종교 인식 변화에 대해 △교회의 ‘필수성’에서 ‘선택성’으로의 변화 △조직 중심 공동체보다 느슨한 네트워크를 선호하는 관계 구조 △위계적 권위보다 경험적 진정성을 중시하는 경향 등으로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디지털 플랫폼은 단순한 정보 전달 공간이 아니라 차세대의 가치관과 관계가 형성되는 새로운 선교지”라고 강조했다.

또 기존 한국교회의 선교 방식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중심 구조는 교회와 참여자의 관계를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의 구도로 고착시켰고, 이벤트 중심 선교는 일시적 감정 고양에는 효과가 있지만 지속적 신앙 형성에는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단 중심의 일방향적 전달 방식 역시 디지털 환경 속 차세대에게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고 했다.

임 박사는 대안으로 성육신적 관계 중심 선교를 제시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은 강의가 아니라 동행이었다”며 “차세대 선교 역시 일방적 가르침보다 삶의 현장에서 함께 걷는 관계적 동행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선교는 무엇을 전달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살아가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디지털 공간과 오프라인 공동체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선교 모델’을 제안했다. 유튜브·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차세대와 접촉점을 만들고, 이후 오프라인 소그룹과 멘토링을 통해 깊은 공동체 관계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임 박사는 “선교의 성공 기준도 ‘얼마나 모였는가’보다 ‘누가 남았는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교회가 △대형 집회 중심 구조에서 소그룹 중심 구조로의 전환 △권위적 설교자보다 공감적 동행자로서의 리더십 △차세대의 문화와 디지털 문해력을 반영한 교회 생태계 조성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속도보다 깊이, 숫자보다 관계, 이벤트보다 지속성이 중요하다”며 “한 영혼의 곁을 지키며 끝까지 동행하는 교회의 느린 사랑이 차세대를 다시 그리스도께로 이끄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참된 제자로 세우는 것이 가장 근본적 과제”

한국기독교한림원 제9차 학술대회 발표자 및 순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발표 후 종합 논평을 한 이승구 박사는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 교육이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하며, 앞선 발표자들의 제언에 공감을 표했다.

이 박사는 이정기 박사의 발표에 대해 저출산과 탈종교화, 청년층 이탈 등 한국교회의 현실을 정확히 짚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가정-교회 연계 모델, 세대 통합 공동체,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목양 시스템, 생애주기별 교육 목회의 필요성을 제시한 점에 공감을 나타냈다.

또 이은선 박사의 발표에 대해서는 대학생 선교단체와 학원복음화 조직 간 네트워크 필요성을 제기한 점과, 초기 한국교회에서 YMCA의 교육 사역을 조명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임성택 박사의 발표에 대해서는 디지털 원주민 세대에 대한 분석과 함께 “복음의 본질에 깊이 뿌리를 내리면서도 차세대의 문화적 문법을 수용해야 한다”는 제안에 공감을 표했다. 특히 “한 영혼의 곁을 지키며 끝까지 동행하는 교회의 느린 사랑”을 강조한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그는 “교회의 존재 방식 변화”라는 표현보다는, 신약성경이 강조해 온 교회의 유기적 공동체성을 회복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승구 박사는 논평 말미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더라도 교회의 본질을 상실하지 않아야 한다”며 “다음 세대를 참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학술대회에 앞서 김선배 박사(전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예배에선 목창균 박사(전 서울신학대학교 총장)가 기도했고, 최대해 박사(대신대학교 총장)가 설교했다.

이어 안명준 박사(평택대학교 명예교수)와 이억주 박사(전 칼빈대학교 교수), 이광희 박사(평택대학교 명예교수), 이동주 박사(전 아신대학교 교수), 길원평 박사(한동대학교 석좌교수)가 각각 △성적 복음신앙의 확산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안보 △한국교회 △은혜와진리교회 △한국기독교한림원을 위한 기도를 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