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한인목회…'흩어진 세대 찾아 나선다'

[인터뷰] '가족 중심의 선교하는 교회' 그레이스커뮤니티처치 빌리 박·에디 림 목사
왼쪽부터 그레이스커뮤니티쳐치 빌리 박 목사와 에디 림 목사   ©기독일보

두 명의 1.5세 한인 목사들이 개척한 그레이스커뮤니티처치가 최근 예배장소를 찾고 '흩어진 세대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빌리 박 목사와 에디 림 목사가 그 주인공으로 두 목회자는 각각 한인 교회에서 오랫동안 청소년, 청년, 영어권 장년 사역을 감당해왔다. 지난 6월 2일, 빌리 박 목사의 가정에서 개척을 시작한 그레이스커뮤니티쳐치는 현재 30여명의 성도들의 모이고 있으며, 지난 주일부터 251 Buford Hwy에 위치한 로버츠 엘레멘터리 스쿨을 빌려 예배를 드리고 있다.

"흩어진 사람들을 하나님 나라의 심령을 가진 제자들의 교회 공동체로 모이게 한다(Our mission is to gather scattered people into a church community of Kingdom-minded disciples)"는 목적으로 시작한 그레이스커뮤니티쳐치 빌리 박 목사는 "자녀들과 함께하는 가족 중심의 예배를 통해 성숙한 1.5세, 2세 신앙인들을 길러내고 싶다"고 밝혔다.

1세대 영어권 사역자로 다양한 그룹을 이끌어 온 빌리 박 목사는 "훌륭한 이민 교회라도 영어권 장년들이 성장하는 데는 한계를 느꼈다"고 했다.

40대 후반인 박 목사는 자신의 경우를 들어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친구들 중 일부는 목회자가 됐지만, 한인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이 적을 뿐 아니라 나머지 친구들은 아예 교회를 떠나거나 교회를 다니더라도 미국교회에서 예배만 드리는 소극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부모님을 따라 한인 교회에 다니면서 유년부와 청소년 시절에는 자의든 타의든 열심히 신앙생활 하다, 대학에 가면서 방황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들의 자리가 있어 교회를 떠나지는 않는다. 문제는 결혼하면서부터 생긴다. 겉은 한국인이지만 가치관이나 생각은 미국인이기 때문에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면 자녀를 주일학교에 맡기는 일부터, 교회 봉사나 사역까지 갈등이 생긴다. 가장 큰 어려움은 교회에서 영어권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어린 사람들'이라는 인식이다. 실제 이들은 어릴 때부터 대부분 섬김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신앙적인 성숙이나 헌신이 약하고, 교회에서도 영어권은 상대적으로 재직이나 리더로 세우지 않는다. 이들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에디 림 목사 역시 "영어권 사역을 하면서 청년시절이나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가 없으면 주일학교 교사 등으로 열심히 섬기던 이들도 자녀가 생기면 갈등과 고민을 하게 된다. 결국 교회를 떠나는 경우를 보면서 '가정을 이룬 영어권'들을 위한 교회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고 보충했다.

그레이스커뮤니티쳐치는 '가족 중심의 교회'인 동시에 '선교하는 교회'다.

현재 오전 10시에는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들을 위한 주일학교를 갖고 있고, 곧바로 11시에는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주일예배를 드린다. 예배시간에 끝까지 집중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은 뒤쪽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했다. 주보를 열면 왼쪽에는 일반적인 예배 순서가 나오고, 중요 내용을 메모할 수 있도록 했다면 오른쪽에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설교를 적거나 중요 단어를 적을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아래 쪽에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놨다.

빌리 박 목사는 예배 중 아이들이 울거나 간혹 지루해 하기도 하지만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의 집중력이나 이해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청소년들 중 간혹 조는 경우도 있는데, 매주 일부러 그러는 경우가 아니면 이해해 준다고 한다. 현재 어른보다 아이들의 숫자가 더 많은 상황인데, 그 중 한 아이는 말씀을 듣다 종종 어른들도 생각지 못한 부분을 질문해 놀라게 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그레이스커뮤니티쳐치는 앞으로 커지더라도 가족들이 함께 하는 예배는 고수할 것임을 밝혔다. 어릴 때 다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가족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신앙의 유산과 말씀을 나누고, 하나씩 어른들의 행동을 통해 익히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본 것과 배운 것이 하나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미국교회에서 주일학교가 전문화 되면서 부모와 떨어져 예배를 드리던 아이들이 자라나 '조용한 탈출'을 하고 있다. 부모는 자녀가 신앙적으로 무엇을 배우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자녀들 또한 말하지 않는다. 미국교회들도 문제를 깨닫고 다시 가족 중심의 예배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교회에서 주일에 자녀를 맡기면 당장 편할지 몰라도, 귀한 신앙의 유산을 물려줄 기회가 적어진다. 물론 1-3세 아이들을 위한 유아방을 만들고 아주 갓난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들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지만, 5살 정도 되면 예배당에서 엄마, 아빠와 예배를 함께 드리게 하려고 한다"고 앞으로의 방향을 소개했다.

에디 림 목사는 "얼마 전 교회를 개척했다고 하니 부모님이 방문해 주셨는데, 영어는 다 알아듣지 못하셨지만 많이 은혜 받고 가셨다. 부모님부터 제 아이까지 4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모습에 큰 은혜와 감동을 주셨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스커뮤니티쳐치가 꿈꾸는 미래의 예배 모습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그레이스커뮤니티쳐치의 '가족 중심의 교회'가 안으로 끌어 당기는 구심력이라면, 동시에 밖으로 나가는 원심력인 '선교하는 교회'도 그만큼 중요한 요소다.

교회가 위치한 스와니 지역 인구의 25%는 아시안인데, 그 중 한국인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전국에서 자녀를 키우기 가장 좋은 도시 3위로 뽑힐 정도로 거주와 교육 환경이 좋은 곳이라 많은 한인들이 모이지만, 정작 한인들에 대한 스와니 정부 관계자들이나 지도자들의 인식은 매우 낮거나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빌리 박 목사는 "스와니 지도자들과 이야기 해보면 한국 사람들은 혜택만 받으려고 하고, '나타나지 않는다'고들 한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크고 작은 오해가 있고, 이게 쌓이면 한인들에게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부족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인사회와 주류사회를 잇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두 목사는 "쉬운 것이 다 올바른 것은 아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큰 교회가 목적이 아니라 건강한 교회가 목적이기 때문에, 차근 차근 기초부터 닦아 나가고 싶다. 이민교회의 또 하나의 건강한 모델이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는 현재 주일 오전 10시 주일학교와 11시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예배장소는 251 Buford Hwy, Suwanee GA 30024(Roberts Elem. School)이다. 이외 격주로 화요일 저녁 남성그룹, 목요일 오전 여성그룹 모임이 있으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유스그룹 모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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